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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일본 집중공략' 시큐아이, 정체된 해외 성장세 고심③고삐 죄는 해외사업, 현지화 제품 승부수…'돌파구 동남아' 사업 확대

이상원 기자공개 2024-07-23 13:00:16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9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큐아이는 일찌감치 일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왔다.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미국보다는 지리적으로 인접하면서도 시장 규모가 작지 않은 일본을 선택한 것이다. 초반 가능성은 확인했지만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는 이유다.

매번 새로운 대표가 부임할 때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국내 네트워크 보안 1위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정삼용 대표 역시 2022년 취임 후 전열을 가다듬고 일본 공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중국서 실패 딛고 진출한 일본, 18년간 '들쭉날쭉'한 해외 실적

시큐아이는 e삼성 계열사 시절이던 2000년 중국 진출에 나섰다. 회사 설립 후 첫 해외 진출이었다. 당시 e삼성의 중국법인 e삼성차이나와 함께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지역에서 정보보안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의 인터넷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던 시기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듬해 e삼성의 해체로 이 계획은 무산됐다.

그럼에도 시큐아이는 중국 진출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2004년 안랩과 공동 진출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당시 국내 게임사가 대거 중국에 진출하자 이들을 통해 현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외에도 당시 중국 내 삼성의 활발했던 사업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었지만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렇게 다음 타깃을 일본으로 정하고 2006년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일본의 GF사와 총판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통합보안제품 'NXG'를 현지에 선보였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보안시장에서 선전하며 2010년 한국 정부로부터 '백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4년 만에 이룬 성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로도 일본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트라이포드웍스'와 함께 1년 이상 솔루션의 현지화 작업을 거쳤다. 일본 내 해당 제품 유통은 현지 통합위협관리(UTM) 솔루션 총판 1위 '포발'사가 맡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시너지를 내며 2013년 시큐아이의 전체 누적 수출은 1000만달러(약 139억원)를 넘어섰다.

시큐아이는 국내에서 고성능 제품 위주로 판매해 왔지만 일본에서는 반대 전략을 구사했다. 이미 글로벌 보안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대기업 시장과 달리 중소기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은 고성능 제품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시장 장악력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아직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대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들쭉날쭉한 실적에 따른 결과다. 2017년 수출 판매 48억원으로 비중은 5.7%에 달했지만 이듬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로부터 2년 연속 수출이 줄며 2019년에는 1%대에 그쳤다. 2020년 일본의 올림픽 준비로 수출이 다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며 비중은 4.2%까지 회복했다.

2021~2022년 국내에서 선전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수출 판매는 4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매출 비중도 2%대를 보였다. 작년에는 66억원으로 크게 증가하며 4.6%까지 비중을 끌어올렸지만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서 새롭게 발생한 매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법인 없이 파트너사로 공략, '삼성' 효과로 베트남서 안착

시큐아이는 작년 말 차세대 일본전용 방화벽 제품 '블루맥스 NGF'를 선보이며 일본 진출에 다시 한번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서브게이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현지 시장에 선보였다. 그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는 없었지만 그동안 쌓아왔던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객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큐아이는 2022년 정 대표 취임 후 동남아 지역으로도 눈을 돌렸다. 특히 삼성전자가 진출해 있는 베트남에서 삼성 관계사 또는 협력사를 시작으로 확대에 집중해 왔다. 베트남 전체 수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가량이다. 현지 경제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만큼 시큐아이가 사업을 확장하기 수월한 환경이다.

일본에서와 같이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대신 전문 유통사를 확보해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현지 1위 ICT 기업 'FPT 인포메이션 시스템'과 현지 금융기관과 일반기업에 제품 공급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진출 첫 해에 베트남 미디어 방송사 'VTC'에 클라우드 제품 '블루맥스 NGF VE'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시큐아이는 베트남 외에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도 잇따라 확장했다. 가장 먼저 인도네시아에서 반응이 왔다. 작년 현지 금융사에 50만달러(약 7억원) 규모의 블루맥스 NGF 공급을 성공했다. 이 외에도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큐아이는 추가적인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시큐아이는 과거 미국에 진출을 추진하던 당시에도 삼성SDS의 미국법인을 활용했다"며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다만 삼성이 진출해 있는 주요 국가를 활용하면 베트남과 같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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