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장 분석]DC 밀고 IRP 끌고…가속도 붙은 성장세, 400조 코앞[종합]상반기 IRP 12조 유입…보험은 ‘주춤’, 증권은 ‘약진’
황원지 기자공개 2024-08-09 08:05:05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16:11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매섭게 성장하면서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시장 규모가 4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2020년 이후 매년 10조원대 자금이 유입됐던 IRP는 재작년 디폴트옵션 도입 효과에 힘입어 빠르게 적립금을 늘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반년 만에 10조원 넘는 자금을 모으며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전통의 강자인 은행업권이 주도하는 가운데 증권업권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보험업권은 증권업권에 추월당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증권업권이 주춤하면서 세 업권의 각축전이 이어졌다.
◇퇴직연금 시장규모 400조 눈앞…IRP ‘파죽지세’ 성장세
5일 더벨이 은행·증권·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2024년 상반기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394조293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말(378조357억원)과 비교해 16조2581억원이 증가하면서 4.3% 성장했다.
여전히 확정급여(DB)형이 가장 많은 적립금을 기록했지만, 절대 규모는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말 DB 적립금은 202조5578억원으로 전년 말(205조3939억원) 대비 2조70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DB 적립금은 연말에 유입되는 특징이 있어 매년 상반기에는 다소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DB형이 전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4%로 지난해 말(54.3%) 대비 3.9% 포인트 감소했다. 58%에 달했던 2022년 말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전체 시장 확대는 계속되는데 신규 유입은 멈추면서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제도별로는 올해 상반기 IRP가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IRP 적립금은 올해 상반기 말 88조 1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75조6186억원)과 비교하면 약 12조3990억원 늘어났다. 증가율로 따지면 16.4% 수준이다.
같은 기간 확정기여(DC)형 적립금은 6조6406억원(성장률 6.8%) 증가했다. 전년 동기에도 6조1468억원 증가하면서 약 7.5%의 증가율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작년과 비슷한 속도다. DC형 전체 규모는 103조7184억원으로 처음으로 100조원대를 돌파했다.
◇신한은행 턱밑까지 쫓아왔지만…삼성생명, 부동의 1위
업권별로 보면 전통의 강자 은행업권이 시장을 주도했다. 은행업권 적립금 규모는 반년간 9조1000억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200조를 돌파했다. 상반기 말 은행업권 적립금 규모는 207조1945억원으로 전년 말(198조481억원)을 넘어섰다. 퇴직연금의 경우 원리금 보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은행업권의 입지가 견고한 편이다.
증권업권의 확장세도 매섭다. 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는 IRP 규모가 커지면서 증권업계의 자금 유입 규모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권은 올 상반기 말 94조512억원으로 점유율 23.9%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7조3115억원이 들어오면서 지난해 말에 비해 점유율이 1%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업권의 적립금 규모는 처음으로 증권업권에 뒤쳐졌다. 보험업권의 올해 상반기 말 적립금은 93조481억원으로 2023년 말(93조2479억원)에 비해 약 20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점유율도 24.7%에서 23.6%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업권이 선전하는 가운데 보험업권이 주춤하면서 처음으로 적립금 규모가 역전됐다.
사업자별로는 삼성생명이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올해 상반기 말 삼성생명의 적립금 총액은 48조464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3100억원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퇴직연금 자금을 모두 받아오기 때문에 DB 적립금 규모가 타 경쟁사를 압도한다.
신한은행이 삼성생명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적립금 총액은 42조2031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의 격차가 약 6조원 정도로 좁혀진 모습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8조원과 40조원으로 8조원 넘는 차이가 났다. 삼성생명이 상반기 동안 적립금을 3100억원 늘리는 동안 1조8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격차를 줄였다.
◇상반기 증시 훈풍에 두자릿수 수익률 이어져…증권업 성과는 ‘주춤’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2024년 상반기(2024년 1월 1일~2024년 6월 30일) 성과를 살펴보면 2023년 말과 비슷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2022년 말 증시가 바닥을 찍은 이후 반등하면서 지난해 전 업권의 운용 수익률은 플러스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작년과 비슷하게 원리금 보장형은 3~4%대, 원리금 비보장형은 두자릿수 수익률을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통의 강자 증권업권의 수익률이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에는 증권업권 수익률이 DB형은 8.34%, DC형은 14.36%, IRP는 14.46%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각각 5.8%, 7.03%, 6.83%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은행업권과 보험업권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증권업권이 전체 수익률을 끌어내린 모습이었다.
다만 원리금 보장형의 경우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업권의 DB형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3.83%로 지난해 말(4.05%)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증권업권의 경우 지난해 말 4.53%에서 올해 상반기 4.5%로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보험업권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말 4.56%에서 올해 상반기 4.28%로 큰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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