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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자문 서비스 도전]엎친데 덮친격…IFA 제도 영향받을까직접 경쟁 불가피…포스증권 합병도 ‘악재’

황원지 기자공개 2024-08-28 09:38:23

[편집자주]

은행권의 투자자문업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NH농협은행도 연내 투자자문업 등록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은행의 자문 서비스 출시는 금융상품 판매에서 벗어나 수익 증대와 함께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벨은 은행권 투자자문업 진출이 자산관리(WM)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3일 0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의 투자자문업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문업자(FA) 시장에 눈길이 쏠린다. 고객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는 증권사 PB와 달리, FA는 고객에게 자문수수료를 수취해온 직접적인 경쟁자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자문수수료 규모가 크지 않아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당국이 수년 전 도입한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 활성화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은행권에서 고객으로부터 자문수수료를 받는 시장을 가져가면 FA들의 독립 전환 유인이 더 약해지기 때문이다. FA 시장에 힘을 쏟았던 포스증권이 최근 합병되면서 제도 활성화는 멀어졌다는 평가다.

◇자문수수료 시장 은행권이 가져갈까 “단기적 영향은 적어”

FA 제도는 2009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처음 등장했다. FA는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격증(펀드투자권유대행인)을 갖추고 전문성이 낮은 일반 투자자에게 상품을 설명 및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보험사에 소속된 보험설계사와 비슷한 개념이다. 도입 초반 활성화됐지만, 증권사와 은행 등 판매사들이 자사 소속 프라이빗 뱅커(PB)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입지가 다소 축소됐다.

다만 전면에 나서지 않았을 뿐 FA 시장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고객을 영업해 해당 증권사로 연결해주는 형태였다. 주로 대형 증권사 PB센터에서 운용자산(AUM) 규모를 늘리기 위해 FA와 손을 잡고 고객을 소개받는 방식을 사용했다. 골든트리투자자문 등 산하에 다수의 투자권유대행인을 두고 여러 증권사들과 제휴를 맺는 대형 FA들도 등장했다.

은행권의 투자자문업 진출은 FA에게는 위험요소다. FA는 증권사의 PB와 달리 고객으로부터 자문수수료 수취가 가능하다. 제휴를 한 증권사 혹은 판매사로부터 받는 수수료와 고객으로부터의 자문수수료를 양쪽에서 받을 수 있어서다. 은행권이 자문수수료 시장을 가져가면 FA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은행권의 진출이 업권에 당장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 것으로 봤다. 투자자문 업계 관계자는 “고객으로부터 자문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건 맞지만, 그 규모가 크진 않다”며 “수익의 대부분이 판매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라 당장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구 한국포스증권)의 IFA 플랫폼 설명(출처: 우리투자증권 홈페이지)

◇유명무실 IFA 제도, 어떻게 풀까도 관심

당국이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문제다. IFA는 은행, 증권사, 운용사 등 금융회사로부터의 독립성을 갖춘 투자자문업자를 말한다. 다양한 금융회사의 상품을 취급하면서도 판매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특정 금융기관의 이해관계에 귀속되지 않고 고객의 관점에서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처럼 IFA를 활성화하면 금융사의 밀어내기식 영업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도입 8년차가 넘은 지금 IFA로 등록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는 상태다. 수수료를 고객에게서만 받을 수 있도록 한 제한이 발목을 잡았다. IFA는 특정 회사의 상품에 귀속되면 안되기 때문에 고객에게 직접 수수료를 수취해야 한다. 하지만 상담부터 포트폴리오 설계, 사후관리 등을 고려하면 자문수수료로는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 구조다.

자문업계 관계자는 “은행업권에서 자문수수료를 받는 시장을 선점한다면 독립계인 IFA는 더욱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며 “FA들이 IFA로 전환할 유인이 거의 사라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증권의 합병도 이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증권은 FA나 IFA 시장 활성화에 앞장서온 증권사다. 온라인 전용 클래스인 S클래스가 주력이다 보니 오프라인 지점망이 있는 타 증권사보다 판매망이 약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온라인 펀드를 고객에게 판매할 FA를 고용하고 교육, 지원하는 등 시장 확대를 위해 힘썼다. 당초 IFA 도입도 펀드슈퍼마켓 활성화 방안 중 하나였다.

반면 합병 후 이번달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IB, 리테일 등을 모두 취급하는 종합 증권사다. 추후 오프라인 리테일망을 키우기 위해 증권사와의 추가 M&A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포스증권의 플랫폼 기능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FA나 IFA 등 독립 판매채널에 대한 수요는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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