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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NH와 이자율 맞춘 한국증권, 이자수익은 큰 격차자사주 매입, 최대 차입처 하나은행…성사시 실익 4배 이상 차이

양정우 기자공개 2024-10-07 08:14:0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 백기사인 베인캐피탈의 브릿지론 주선을 맡으면서 경영권 분쟁에 발을 들였다. 이번 단기 차입의 금리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측의 브릿지론을 담당하는 NH투자증권이 제공하는 이자율과 동일하다.

금리는 두 증권사가 확보한 수준이 동등하지만 이자수익의 규모에서는 격차가 적지 않다. NH증권의 경우 1조5000억원에 가까운 브릿지론을 전담하지만 최 회장측에서는 고려아연이 하나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한국증권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금을 빌리기로 했다.

◇고려아연 자사주매입, 하나은행 등 대출…베인캐피탈, 한국증권서 브릿지론

4일 고려아연이 공시한 공개매수 설명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조6635억원(최대치)의 자사주 매집을 위해 1조5000억원의 자기자금을, 1조1635억원의 차입금을 투입한다. 자사주 매수 발표에 앞서 1조원 회사채 발행, 1조7000억원 한도 금융기관 차입 등 총 2조7000억원 규모의 단기 차입 확대 계획을 공시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 매수에 투입하는 차입금은 은행권에서 설정한 1조7000억원 한도 대출 중 일부다. 고려아연은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 한도 안에서 최장 인출일로부터 1년까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대출을 받았다. 조건은 각각 최소 고정금리 5.5%, 최초 변동금리 4.67%다.

한국증권이 참여하는 건 베인캐피탈이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트로이카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을 통해 대출을 받는 브릿지론이다. 백기사로 나서 고려아연 지분 약 2.5%를 공개 매수할 방침이다. 자기자금 약 859억원과 한국증권에서 차입할 약 343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최소 고정금리는 5.7%로 나타났다. NH증권이 차입금으로 MBK파트너스측에 1조4905억원(최대치)을 제공하면서 제시한 금리와 동일하다. 차입기간이 9개월인 것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시 최대 637억원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한국증권 역시 딜이 성사될 경우 147억원의 이자수익(차입기간 9개월)을 기대할 수 있으나 NH증권엔 크게 못 미친다.


◇NH증권, 증권가 패키지딜 선두 굳건…한국증권, 트랙레코드 쌓기 '스타트'

향후 NH증권과 한국증권 중에서 '숨겨진 승자'로 최종 등극할 하우스가 어디일지도 관심이 쏠린다. NH증권은 이미 MBK파트너스와 맞손을 잡아 알짜 수익을 확보한 트랙레코드를 갖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1, 2차 공개매수를 주선하면서 브릿지론으로 수백억원을 거머쥐었다.

반면 한국증권은 이번 참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올려야 하는 실정이다. 과거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에서는 공개매수사무취급자로 나섰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면서 한국증권의 노력도 무위에 그쳤다. 착수 수수료 등을 확보했으나 한국앤컴퍼니와의 신뢰 관계엔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었다.

공개매수 역시 증권사의 트랙레코드가 중시되고 있다. 한국증권이 브릿지론에 나선 건 최 회장측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고려한 데다 공개매수로부터 일련의 딜이 연결되는 '패키지 딜'이 증권가의 새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공개매수자인 사모펀드 운용사는 저렴한 수수료보다 성공 경험에 무게를 싣는 경향이 뚜렷하다.

NH증권은 올해 공개매수 신고서를 제출한 기업 13곳 중에서 11곳의 파트너로 낙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티엘아이를 시작으로 쌍용씨앤이, 락앤락, 한솔로지스틱스, 커넥트웨이브, 신성통상, 한화, 제이시스메디칼, 비즈니스온 등의 공개매수를 진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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