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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엠, 내년 초 북미 고객 반도체 장비 '최종평가' 이르면 2025년 하반기 양산 개시, SK하이닉스와 잇따라 계약 체결

김도현 기자공개 2024-12-05 09:03:11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이엠이 반도체 전공정 장비 '역수출'이라는 성과를 내기까지 마지막 관문만 남겨뒀다. 현실화하면 외산 기업이 사실상 독점하는 분야에서 국내 업체가 거두는 쾌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브이엠은 내년 초 북미 반도체 제조사의 양산 팹에 메탈 에처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후 최종평가를 진행한다. 고객에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다면 이르면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처는 반도체 필수 공정 중 하나인 식각 단계에서 쓰인다. 식각은 노광 공정이 끝난 뒤 회로 패턴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제거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방식은 크게 폴리실리콘, 메탈, 옥사이드 등 3가지로 나뉜다. 폴리실리콘은 실리콘층, 메탈은 알루미늄·텅스텐 등 금속 막질, 옥사이드는 절연막을 깎아낸다. 브이엠은 '나르도'라는 자체 메탈 에처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브이엠의 메탈 에처 장비

양사는 지난해 데모 장비를 돌려본 바 있다. 중간 테스트격 단계로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등 주요 지표를 수집하는 절차다.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최종평가로 이어지게 됐다.

그동안 반도체 식각 설비는 미국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등이 장악해왔다. 국내에서 세메스, 브이엠 등이 일부 생산 중이나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미미한 편이다.

브이엠의 경우 SK하이닉스와 밀접하게 협력하면서 식각 노하우를 쌓아왔다. 실제로 SK하이닉스 공급망 내 점유율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다만 메모리를 다루는 고객 특성상 업황에 따라 부침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브이엠은 매출처 다변화를 추진했고 이번 북미 고객과의 협업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시스템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곳이어서 메모리 다운턴 시기에 영향을 최소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는다.

더불어 해당 고객과 거래가 성사된다면 미국, 대만 등 또 다른 고객과 접점이 만들어진 가능성이 커진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2곳과의 레퍼런스는 신규 고객 발굴에 유리한 요소다.

특히 후면전력공급(BSPDN)이라는 첨단 패키징 관련 공정에 브이엠 제품이 사용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면 유수의 고객들이 관심을 보일 사안이다. BSPDN은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후면에 배치해 전력과 신호 라인의 병목 현상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후면에 회로를 새길 때 식각 공정이 적용된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은 브이엠은 올해 들어 반등하는 분위기다. 최대 고객인 SK하이닉스가 투자를 재개한 덕분이다.

이미 상반기 11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0월 43억원과 159억원, 12월 65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능력(캐파) 확대를 위해 시설투자를 본격화한 상태다. 최신 HBM 재료로 쓰이는 10나노급 5세대(1b) D램 증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브이엠으로부터 구매한 식각 장비는 이천 M16에 줄줄이 투입한다.

동시에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용인 1기 팹 등도 구축할 예정이다. M15X는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내년 말부터 시험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이엠은 내년 하반기 M15X에 넣은 장비도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용인 클러스터에서도 적잖은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작년 SK하이닉스가 감산 및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주요 장비사들과 재고 이슈가 있던 것으로 안다. 브이엠도 마찬가지인데, 관련 이슈를 어느 정도 해결하면서 계약이 체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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