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창업 55년' 제우스, '세정 장비' 강자 자리매김①사업 다각화 성과, 2022년 5000억원 매출 달성…HBM용 제품 라인업 확대
노태민 기자공개 2024-12-13 10:17:27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밸류체인 속에서 최종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보다 때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곳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각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거나 나름의 강점을 기반으로 선전하는 소부장업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창업스토리와 사업 현황, 실적과 재무, 지배구조와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상사로 시작한 제우스(ZEUS)가 연 4000~5000억원 규모 매출을 거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회사로 성장했다. 창업주인 이동악 회장이 회사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제우스의 오너 2세인 이종우 현 제우스 대표가 2세 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제우스는 2019년부터 산업용 로봇 사업에 직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반도체에 쏠린 매출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성과도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산업용 로봇 및 진공 관련 매출 비중은 20%를 상회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부터 다양한 산업군에 로봇 적용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빠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오너 2세' 이종우 대표 체제, 매출 5000억원 규모로 성장
제우스는 1970년 이종우 대표 부친인 이동악 회장이 창업한 제우스콤상사가 전신이다. 1981년 반도체 장비 부품 사업에 진출했고, 1989년 주식회사 제우스로 법인 체제로 전환했다. 제우스의 주력 사업은 반도체 세정장비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비중의 66.3%를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다.
이종우 제우스 대표(사진)는 미국 미시간대학교 공과대학 전자·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전자부품 회사 메이콤에서 테스트 디자인 엔지니어로 시작으로 마그마디자인오토메이션,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 등에서 근무했다.
제우스에는 2004년 합류했다. 그는 입사 후 기획관리와 생산기술, 신기술사업 등을 맡았다. 대표이사에는 2011년 12월 취임했다. 이 대표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제우스의 사업 다각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매출도 수직 상승했다. 이 대표의 취임 첫 해인 2012년 제우스 매출은 1550억원 수준이었다. 10년 뒤인 2022년 매출은 509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다만 지난해(4029억원)와 올해 매출(3분기 누적 매출 3440억원)은 고객사의 투자 축소 영향 등으로 2022년 대비 감소했다.
제우스는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세정 장비 '아톰'과 '새턴'을 출시하면서 산업 변화에 빠르게 대응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아톰과 새턴은 HBM의 실리콘관통전극(TSV) 세정 공정에 쓰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업이 HBM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제우스의 아톰, 새턴 공급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3월에는 '소부장 으뜸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소부장 100대 핵심전략기술 분야에서 국내 최고 역량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기업을 발굴,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년간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상 기업에 R&D 비용 최대 250억원, 기업 부담금 완화, 공공기관 테스트베드 활용 실증 평가 등이 제공된다.
◇2019년 시작한 로봇 사업, 주력 사업부로 성장
제우스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 세정장비에 외에도 산업용 로봇인 협동로봇 사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제우스가 로봇 사업에 진출한 것은 30년 가까이 된다. 회사는 1990년대 중반 일본에서 액정표시장치(LCD) 반송용 로봇을 수입해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납품했다.
로봇 사업에 직진출한 것은 2019년부터다. 제우스는 2009년부터 자체 로봇 생산 준비를 시작해 2019년 6축 관절의 소형 로봇 브랜드 제로를 처음 선보였다. 현재 6-액시스, 스카라, 델타 등 다양한 로봇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290억원 규모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용 반송로봇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관련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제우스의 '산업용 로봇 및 진공' 관련 매출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704억원 기록하면서 주력 사업으로 성장했다. 산업용 로봇 및 진공 매출 비중은 20.47%에 달한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산업용 로봇 및 진공 매출(705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큰 이슈가 없다면 올해 산업용 로봇 및 진공 관련 매출은 지난해 매출을 크게 뛰어넘을 확률이 높다.
제우스는 향후 로봇 라인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3분기 분기보고서를 통해 "현재는 수평 이적재 거리 400~1600mm에 이르는 소·중·대형 전체 라인업을 구성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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