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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내년 낸드 증설 투자 없다 범용 수요 부진, 투자 비용 축소 위해 장비 개조·이설 진행

노태민 기자공개 2024-12-06 08:00:1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의 내년 낸드 증설 투자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범용 낸드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보수적 투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낸드 협력사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협력사들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D램향 제품 개발, 해외 판로 확장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국내 협력사, D램향 제품 개발 나서

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국내외 협력사들에게 내년 제한된 낸드 투자를 예고했다. 또 투자 비용 축소를 위해 장비 개조, 장비 이설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엔터프라이즈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외 범용 낸드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eSSD 매출은 낸드 전체 매출 중 60%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낸드에서 4조980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중 28.3% 수준이다. 이중 eSSD 매출은 2조9883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D램에서는 12조484억원 매출을 올렸다. 내년 낸드 전환 투자 일정 등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 낸드 생산능력(CAPA)은 올해 하반기 대비 줄어들 확률이 크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적층 기술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서버부터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응용처에서 저장장치로 쓰인다.

SK하이닉스가 낸드 투자에 소극적인 배경에는 범용 낸드 수요 부진 외에도 D램 시장 대비 경쟁사가 많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낸드 시장은 10% 이상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5개(삼성전자, SK하이닉스·솔리다임, 키옥시아,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가 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외에도 중국 낸드기업 양쯔메모리(YMTC)의 추격도 거세다.

SK하이닉스가 내년 낸드 증설 투자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국내 협력사들은 D램향 포트폴리오 확대, 해외 고객사 확보에 힘쓰고 있다. 내년 예정된 낸드 전환 투자에서는 해외 장비 협력사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장비사들은 낸드 장비 공급을 사실상 포기한 수준"이라며 "낸드 수요 감소가 지속되면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기업들이 증설 투자보다는 전환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투자 기조는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 낸드 증설 투자 계획을 묻는 질의에 "시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투자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고부가 D램 생산 집중, M16·M15X 대규모 투자 예정

반면 D램 투자는 내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M16, M15X에 D램 증설을 추진 중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생산을 위한 10나노 5세대 D램(1b D램) 라인을 셋업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HBM4에도 1b D램을 코어 다이로 활용한다. 현재 주력 제품인 HBM3E 물량을 감안하면 1b D램 CAPA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장비기업 관계자는 "M16과 M15X의 증설 규모를 생각하면 식각, 노광, 세정 등 공정에서 수백대 이상의 장비가 필요하다"며 "D램향 제품 비중이 높은 장비사의 경우 내년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와 유사한 투자 기조를 견지한다. 다만 삼성전자는 HBM4 생산을 위해 10나노 6세대(1c D램) 라인 셋업을 준비 중이다.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관련 구매주문(PO)가 나올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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