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중국 경쟁사 추격 타개 '절치부심' 선단 공정 안정화·성숙 공정 고객사 확보 집중
노태민 기자공개 2024-12-12 07:56:0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기술 경쟁력 제고, 고객사 확보에 힘쓰고 있다. 선단 공정뿐 아니라 성숙(mature) 공정 가동률도 회복하는 게 목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 3분기 1조원 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선단 공정에서는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에, 성숙 공정에서는 중국 파운드리 기업의 추격세가 매섭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1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파운드리 재건 사활 한진만, 성숙 공정 경쟁력 제고 주문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9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우리 사업부가 개발해놓은 성숙 노드들의 사업화 확대를 위한 엔지니어링 활동에 힘써 달라"며 "추가 고객 확보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숙 노드 사업은 선단 노드의 사업화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선단 공정뿐 아니라 8인치, 12인치 성숙 공정에서도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8인치 파운드리 가동률은 DB하이텍, SK키파운드리 등 경쟁사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성숙 공정은 14nm, 28nm, 70nm, 90nm, 130nm 등 노드를 뜻한다. 성숙 공정은 CMOS이미지센서(CIS)부터 전력관리반도체(PMIC), 파워 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양산에 쓰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성숙 공정 가동률 하락에는 중국 파운드리 기업의 투자 확대 및 가격 인하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 이후 중국 SMIC, 화홍반도체 등 기업들은 레거시 반도체 점유율 확대에 집중했다. 또 최근에는 고객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대만 UMC에 맡긴 삼성전자 LSI사업부의 DDI와 CIS 물량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 맡겨야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가동률이 낮은 상황에서 외부 파운드리를 사용할 필요가 있냐는 이유에서다. 다만 계약기간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LSI사업부와 UMC의 협력은 당분간 지속될 확률이 높다.
삼성전자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8인치 탄화규소(SiC) 반도체와 질화갈륨(GaN) 반도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GaN 관련 장비들을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 반입하고 있다. 이 장비들은 GaN 반도체 시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추가 구매주문(PO)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내년 중 GaN 반도체 본격 양산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대형 팹리스 고객 확보보다 중국 고객 확보에 힘써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통인 한진만 사장을 파운드리 사업부장에 배치한 것은 미국 빅테크 고객 확보를 우선시하겠다는 인사로 풀이된다"며 "물론 퀄컴 등 빅테크 기업 물량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기업들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이용하려는 의지가 분명히 있다"며 "삼성전자에선 해외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이들 기업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장기적인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선단 공정 배수의 진, 3nm 공정 안정화 집중
한 사장은 지난 9일 메시지에서 선단 공정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전환을 누구보다 먼저 이뤄냈지만 사업화에 있어서는 아직 부족함이 너무나 많다"며 "기회의 창이 닫혀 다음 노드에서 또 다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공정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뿐만 아니라 칩의 전력·성능·면적(PPA) 향상을 위해 모든 문제(knob)를 샅샅이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3nm 공정 수율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갤럭시 S25에 탑재될 예정이었던 엑시노스2500 양산도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현재 내년 하반기 양산 타깃으로 엑시노스 2500 개발 및 3nm 공정 안정화를 진행 중이다.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엑시노스 물량을 생산하면서 선단 공정 안정화를 진행해왔다"며 "TSMC의 선단 공정 러닝메이트가 애플이라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LSI사업부가 러닝메이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빅테크 고객 확보에 앞서 엑시노스 양산에 성공해야 한다"며 "엑시노스 웨이퍼가 정상적으로 나와야 외부 고객 입장에서는 안심하게 맡길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내부에서 느끼는 위기감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의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9.3%)이 시장조사업체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 아래로 떨어져서다. 반면 경쟁사인 TSMC는 64.9%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 대비 2.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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