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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역대 최대 거래량' 삼현, 급작스런 상승전환 배경은[특징주]조회공시 요구 이후 한달여만 "기업가치와 무관한 상승세"

전기룡 기자공개 2024-12-30 09:07:2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

'연속가변밸트듀레이션(CVVD)'로 대표되는 삼현이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상장된 이래 꾸준히 우하향 그래프를 그려온 종목이다. 이달 들어서는 6000원대에 박스권을 형성해 왔다. 지난 9일 5960원에 마감돼 상장 이후 처음으로 6000원선이 무너진 이력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진 모습이다. 24일 6220원 수준이었던 주가가 26일 7600원까지 22.19%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27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장중 한때 9500원을 상회했던 주가는 최종적으로 9010원에 장을 마쳤다. 삼현이 마지막으로 9000원대 주가를 기록한 시점은 40여일 전인 지난달 11일(종가 8910원)이다.

거래량도 돋보인다. 상한가를 기록한 이틀 사이 거래량은 552만여주, 2400만여주까지 증가했다. 이날 기록한 거래량은 역대 최대치다. 삼현은 상승세가 시작되기 직전 10영업일(12월 11~24일)동안 평균 14만2901주선에서만 거래돼 왔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주가 상승을 이끈 건 개인 투자자였다. 거래량이 552만여주까지 뛰었을 당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96주, 12만2403주를 순매도했다. 오늘도 개인 투자자들의 최선호 증권사인 키움증권이 매도·매수 상위권에 위치한 만큼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Public Announcement

삼현은 1988년 설립된 이래 모토와 제어기, 감속기 등 주로 자동차용 전장부품을 생산해왔다. 특히 CVVD를 세계에서 처음 양산화에 생산해 이름을 알렸다. CVVD는 차량 속도에 따라 밸브를 열고 닫는 구간을 변경할 수 있는 부품이다. 엔진의 성능과 연비를 향상시키는데 특화돼 있다.

이후에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현재는 CCVD 외에도 친환경자동차의 연료전지에 부착되는 냉각기 'FCEV용 쿨링팬 모듈'과 자동으로 클러치 변속 역할을 수행하는 'DCT CA 모터' 등이 삼현의 주요 제품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주요 고객사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마트 방산도 삼현의 새 먹거리 중 하나로 언급된다. '국방혁신 4.0' 기조에 맞춰 감시정찰과 유무인 전투체계 시스템을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수립했다. 정부가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을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인 만큼 브레이크, 엔코더 등 주요 부품을 개발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올 3월에는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만 600억원에 달한다. 수요예측 전 공모가 밴드 하단(2만~2만5000원)을 기준으로 400여억원 정도의 자금 유입만을 기대했으나 최종적으로 3만원에 공모가가 확보됐다. 대부분 설비투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공유했다.

IPO 이후 실적 역시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현은 올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7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727억원)보다 1.79%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0억원에서 55억원으로 30.77% 줄었다. 기존 83.86% 정도였던 원가율이 85.12%까지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Peer Group

삼현은 자동차부품업종으로 분류된다. 비교 코스닥 기업으로는 모트렉스와 신성에스티, 피에이치에이, 인화정공 등이 있다. 영화테크와 유니테크노, 대동기어 등도 경쟁사다. 이들을 포함해 153개 기업이 같은 업종을 영위한다. 자동차부품업종은 전일 대비 2.11% 하락한채 장을 마감했다.

153개 기업 중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곳은 삼현을 포함한 17개 업체뿐이다. 11개 업체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달리 태양기계와 엔브이에이치코리아, SG글로벌, 알멕, 구영테크 등이 하방 압력을 가하는 모습이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125개 기업이 하락세를 보였다.

◇Shareholder Status

삼현의 지분은 창업주인 황성호 회장 일가가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황 회장(16.74%)과 그의 장남인 황승종 상무(15.27%), 차남인 황희종 에이엔제이사이언스 대표(23.66%), 부인인 박기순 씨(13.04%), 친인척인 김창곤 부사장(0.01%)이 전체 주식의 68.72%를 소유한 형태다.

승계구도에서는 황 상무가 앞섰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황 상무는 1986년생으로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2017년 삼현에 합류했다. 경영수업을 받는 동시에 경영관리 파트를 맡고 있다. 특히 황 상무는 삼현이 올 3월 IPO 작업에 돌입했을 당시 전면에 나서 전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차남인 황 대표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화학과를 졸업한 이력을 살려 삼현 신약·바이오사업부를 근간으로 한 에이엔제이사이언스를 이끌고 있다. 삼현의 신약개발연구소 의약화학부 연구소장을 역임했던 이력을 토대로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IR Comment

삼현 전략파트에서는 이번 상승세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현 관계자는 "삼현의 기업가치나 사업 포트폴리오와 무관한 상승세로 판단된다"며 "이르면 다음주 중 회사의 입장이 담긴 공식적인 답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보여준 행보와 유사할 전망이다. 삼현은 10월 말 7850원이던 주가가 11월 1일 1만200원, 4일 1만2300원까지 급등하자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받은 바 있다. 당시 삼현 경영관리파트는 "답변 공시할 중요 정보가 없다"는 입장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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