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10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워홈 오너일가 삼녀가 장남, 장녀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승인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사회를 장남, 장녀 측이 장악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삼녀 측에서 우선매수권의 유효성을 인정받아도 사실상 지분 취득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정관 9조4항은 '주식을 양도하는 경우 반드시 이사회의 승인을 득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르면 아워홈 주주인 오너일가 4남매가 지분을 처분하려는 경우에도 이사회 승인이 먼저 필요하다.

현재 장남인 구본성 전 회장(38.56%), 장녀인 구미현 회장(19.28%)은 한화그룹에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마무리했다. 삼녀인 구지은 전 부회장(20.67%)은 이에 반발해 정관 9조3항에 기재된 주주간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한화그룹 대신 장남, 장녀 지분을 매입하려 하고 있다.

삼녀 측이 행사하려는 주주간 우선매수권은 상법 위반 가능성 탓에 유효성을 두고 법조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삼녀 측이 장남, 장녀 측의 지분 매각을 막기 위해 지분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하면 인용 여부에 따라 유효성이 판가름난다.

삼녀 입장에서 문제는 우선매수권이 유효하더라도 정관 9조4항 때문에 장남, 장녀 지분 취득을 위해서는 이사회 승인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상법 제355조 1항은 정관으로 주식 양도에 대해 주주가 이사회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 정관의 유효성은 다툴 수 없는 상황이다.

아워홈 이사회는 과반 지분을 확보한 장남, 장녀가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녀 측이 우선매수권 행사를 하려고 해도 이사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 된다. 장남, 장녀와 삼녀는 작년 경영권 분쟁 과쟁에서 시작된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

상법은 이사회가 지분 처분을 금지하면 양도주주가 회사에게 양도상대방을 지정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아워홈 이사회가 삼녀의 우선매수권 행사에 따른 장남, 장녀의 지분 처분을 금지하고 한화그룹을 새로운 양도상대방으로 지정하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우선매수권의 유효성에 더해 이사회 승인까지 필요한 높은 허들 탓에 삼녀가 재무적투자자(FI)를 추가로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삼녀 측 우군으로는 어펄마캐피탈이 참여한 상황이다. 어펄마캐피탈은 장남, 장녀 지분 매수를 위해 필요한 약 8700억원 가운데 5000억원가량을 책임질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녀 측 FI는 한화 측 FI인 IMM크레딧앤솔루션과도 LP 확보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실행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은 데다 난이도도 높은 삼녀 측 FI로 참여하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