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18일 0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부터 한국 팹리스 업계가 뜨겁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 하나인 메타가 국내 토종 팹리스 기업 '퓨리오사AI' 인수 의향을 내비쳤다. 국내 팹리스 업계에서는 중국 딥시크(DeepSeek)보다 더 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국내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인 메타 입장에서는 '라마(LLaMA)' 구동이 가능한 AI 반도체를 개발 레퍼런스가 있는 퓨리오사AI가 매력적인 매물로 느껴졌을 것이다. 다만 이번 사례로 우리 정부의 팹리스 기업 지원 요건이 까다로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팹리스는 사업의 특성상 제품 개발부터 출시까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시제품 생산에만 수백억원이 쓰인다. 두 개의 인공지능(AI) 반도체(워보이, 레니게이드)를 정식 출시한 퓨리오사AI는 칩 개발, 생산에 수천억원을 투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정부도 많은 지원을 했다.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통해 테스트베드를 조성하고, 퓨리오사AI의 AI반도체를 구매했다. 팹리스산업협회에서는 정부가 퓨리오사AI에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준 금액이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퓨리오사AI가 체리피커라는 비판을 듣는 이유다. 체리피커는 케이크의 달콤한 체리만 골라 먹는 사람, 즉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챙기는 사람을 뜻한다. 국내 팹리스 생태계 육성을 위해 많은 투자를 진행한 정부나 팹리스 업계 입장에서는 퓨리오사AI가 체리피커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퓨리오사AI 매각 이슈가 지난 2023년 있었던 '파두 사태' 만큼이나 국내 팹리스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퓨리오사AI 매각 시 국부 유출이 예상됨에 따라 향후 정부가 이를 예방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정립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팹리스산업협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의 사업 마일스톤이 성장이 아닌 회사 매각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닌 기업의 단계적 성장을 보조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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