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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철강사 생존전략]트럼프 시대 수혜주 맞나…미국 시장 공략변수 ‘증설’[휴스틸]①강관 수요 증가에도 현지 생산능력 한계…"아직 증설 말할 단계 아냐"

이호준 기자공개 2025-03-06 07:08:31

[편집자주]

철강 업계의 불황이 일상화되면서 회사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 회사는 괜찮을까. 하위공정에 자리 잡은 무수한 중견 철강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이 깊게 확산되고 있다. 재무 전략을 수정하거나 반대로 이 상황을 기회로 삼아 투자, 나아가 지배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등 여러 움직임이 감지된다. 더벨은 중견 철강사들의 사업 및 재무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16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화석연료 확대 기조에 따라 휴스틸이 부상하고 있다. 현지 강관 수요 증가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오는 6월 완공되는 휴스턴 공장도 있어 생산 거점 확보에 따른 경쟁 메리트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2018년부터 시행된 쿼터제 폐지로 판매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관세 부담이 생기면서 현지 업체뿐 아니라 해외 강관 업체들과의 경쟁이 더욱 거세지게 됐다. 특히 미국 내 생산 대응력이 제한적인 휴스틸로서는 생산능력을 확대하지 않는 한 '틈새 플레이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분기에만 40% 급등…휴스턴 강관 공장 6월 준공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휴스틸 주가는 장중 5560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13.38% 상승했다. 종가 기준으로 보면 올해 1월 2일 3820원에서 출발해 1분기 만에 40% 넘게 올랐다. 주가가 5000원을 돌파한 것은 작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주가 반등의 핵심 요인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석연료 중심의 정책 기조를 다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 시절부터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외치며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 확대를 통한 제조업 부흥을 강조해왔다.

이 경우 석유 및 가스전 개발에 필요한 유정용 강관, 송유관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데 이를 직접적으로 수혜받을 기업이 휴스틸이라는 의견이 많다. 휴스틸은 강관 단일사업을 영위하는 제강사로, 내수와 수출 비중이 유동적이지만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실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휴스틸의 전체 매출에서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사는 북미 강관(API, ASTM 등) 판매 법인인 Husteel USA와 Husteel Canada다. 같은 해 연간 매출 7684억원 중 Husteel USA에서 2700억원, Husteel Canada에서 278억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했다.

휴스틸은 2019년 7월 미국 휴스턴에 강관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2023년 1월 현지 공장을 착공했다. 이 공장은 오는 6월 준공될 예정이다.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철강재 25% 관세 부과 조치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2025.03.04 기준. 출처: 네이버증권)
◇미국 내 경쟁 치열해져…생산량 적어 점유율 대폭 확대 미지수

미국 강관 시장은 이미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가 철강 25%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파이프라인 건설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내 철강 가격, 특히 유정관 가격이 31% 급등한 것이 대표적이다.

휴스틸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원재료인 열연 가격이 빠르게 오르며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가격 인상분을 수출가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유리한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기대가 반드시 현실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관측도 많다. 트럼프의 관세 조치로 쿼터제가 폐지되면서 모든 수입 철강재가 동일하게 25% 관세를 부담하게 됐다. 뉴코어·US스틸 등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고, 해외 업체들과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오히려 시장 내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미국 내 생산 규모를 고려하면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오는 6월 준공될 휴스턴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7만2000톤으로, 2023년 전체 생산능력(111만5000톤)의 6.5%에 불과하다. 세아제강(25만톤), 넥스틸(12만톤)과 비교해도 생산량이 적어 시장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증설 없이는 ‘틈새 플레이어’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휴스틸은 휴스턴 생산공장의 2단계 증설을 검토 중이다. 현지 강관 가격이 계속 오르면 증설이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수요 전망과 경쟁·규제 리스크를 고려하면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휴스틸 관계자는 "현재 흐름이 긍정적인 것은 맞지만 휴스턴 공장의 외경(강관의 외부 지름) 등을 어떻게 설정할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증설 계획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군산공장 사무동 조감도. 출처: 휴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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