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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CFO]'IR 베테랑' 오리콤 정승우 CFO, 재무관리 '총력'⑦'기업-투자자' 신뢰 형성, 자금 모니터링으로 운전자본 관리 '최적화'

홍다원 기자공개 2025-03-26 08:31:54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1일 14시5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계열사인 오리콤은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국내 최초의 종합광고회사다. 숱한 구조조정 위기 속에서도 자리를 지킨 오리콤의 재무 수장은 정승우(대표이사, CFO)다. 1994년 두산음료로 입사한 그는 ㈜두산 IR팀장, VCC관리본부 등을 거쳐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오리콤은 광고업 특성상 설비투자가 필요없어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 마케팅 축소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이에 정 CFO는 신중한 재무 관리로 건전성을 다지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두산맨' 정승우 CFO, 계열사 IR부터 오리콤 대표로

1970년생인 정승우 CFO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두산그룹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1994년 두산음료로 입사한 그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그룹에 몸담고 있다. 두산이 중공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2009년 롯데가 두산주류를 인수했고 그는 두산 IR팀로 자리를 옮겼다.

2011년에는 IR팀 팀장을 맡아 그룹 차원의 굵직한 딜이 있을 때마다 자본시장은 물론 투자자와 소통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특히 두산 계열사들은 2009년 금융위기 직후 밥캣 인수를 기점으로 자금 부담이 커졌다.

유상증자 우려 등으로 실제 증자와 관련 없는 계열사 주식까지 폭락하자 이에 대응해 나갔다. 당시 두산그룹은 IR 강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 CFO는 기업의 재무 상태, 성과, 전략을 꼼꼼히 분석했다.


이후 정 CFO는 두산 사업부문의 VCC(Value Creation Center) 관리본부 팀장으로 일했다. 다양한 자회사의 원화 및 외화 자금 운용부터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IR 업무를 맡았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은 그는 2024년 상무로 승진해 오리콤 CFO로 부임했다.

오리콤 역시 두산그룹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CEO와 CFO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박병철 CEO와 정 CFO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오리콤을 20년 넘게 이끌었던 전임 고영섭 대표는 2024년 두산베어스 CEO로, 전임 CFO 김성대 부사장은 두산밥캣 경영관리로 이동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출(-) 전환, 자산·부채 관리 '과제'

부임 첫 해를 보낸 정 CFO의 과제는 오리콤의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이어가는 것이다. 오리콤은 광고회사인 만큼 중공업이 주력인 다른 계열사에 비해 자금 소요가 크지 않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입 부담에서 자유롭다. 2024년 말 기준 오리콤은 변동이자율이 적용되는 예금과 차입금이 따로 없다. 긴 업력에 힘입어 흑자를 이어오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1975년 설립 이후 광고는 물론 보그(Vogue)나 지큐(GQ) 잡지판매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덕이다.

실제 오리콤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코로나19였던 2020년을 제외하면 2023년까지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입(+)을 이어갔다. 다만 2024년 들어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2023년 160억원을 기록했던 현금흐름은 -32억원으로 돌아섰다.


현금흐름이 꺾인 것은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로 유출된 금액은 2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1억원)보다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 마케팅 축소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한 탓이다.

이에 매출채권과 외상값을 뜻하는 매입채무가 줄어들면서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줬다. 2024년 오리콤 매입채무는 전년 대비 150억원 감소한 57억원을 기록했다.

긍정적인 것은 그럼에도 오리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902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오리콤은 2022년부터 매년 900억원 규모의 현금곳간을 유지해 오고 있다. 정 CFO는 이를 기반으로 운전자본을 관리하고 재무 건전성을 다지는 작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오리콤 관계자는 "광고업 전반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거진 사업부가 꾸준히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며 "거래처에 대한 사전 점검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현금흐름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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