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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L CEO 돋보기]강동훈 하나F&I 대표, 고공성장 주도…그룹 내 위상도 변화②임기 내 호실적 경신, 신용등급 상향, CR투자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김보겸 기자공개 2025-03-27 12:35:00

[편집자주]

국내 부실채권(NPL) 시장이 엔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일시 시행됐던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며 은행권에서 대규모 NPL이 매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올해 NPL 시장 규모는 직전 최고치였던 8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NPL 전문투자사들의 시장대응 전략과 성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더벨은 NPL 시장을 이끌어 온 주요 CEO들을 조명하며 이들이 펼친 전략과 성과를 심층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07시3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동훈 하나F&I 대표(사진)는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대표 절반 이상이 물갈이되는 인사 태풍 속에서도 두 차례 살아남았다. 3개 굵직한 성과를 낸 영향이 컸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경신과 신용등급 상향, 그리고 기업구조조정(CR) 투자 본격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강 대표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1기와 2기 체제에서 유임됐다. 비은행 계열사 수장을 대폭 교체하는 그룹 인사에서도 살아남으며 전략적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다만 2024년 실적 둔화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임기 중 순이익 고공성장…최대 실적 경신

강동훈 하나F&I 대표는 1961년생으로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에서 법학 학위를 받았다. 1988년 외환은행에 입행하며 금융권에 발을 들였으며 외환은행 인천국제공항지점 지점장과 강북중앙영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2015년에는 외환은행 준법감시인을 지냈다.

30년 넘는 은행 경력으로 금융환경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은행에서도 준법감시인을 역임하며 하나금융 내 대표적인 리스크 전문가로 꼽힌다. 준법감시와 리스크관리 경험을 살려 2021년 하나F&I 대표로 선임됐다.

강 대표 취임 첫 해인 2021년 하나F&I는 순이익 2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2.8% 성장했다. 이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며 2022년에는 순이익 304억원을 내면서 하나금융지주 산하 투자업 관련 종속기업(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하나펀드서비스·하나벤처스·하나F&I) 중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2023년에도 순이익 50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304억원) 대비 65% 성장했다. 은행과 비은행 모두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의 펀더멘털이 약해지며 NPL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NPL 시장 규모가 급증하며 강 대표가 이끄는 하나F&I에는 우량한 매물을 유리한 가격에 매입할 기회가 생긴 셈이다.

다만 2024년에는 성장세가 둔화됐다. 영업이익은 전년(720억원) 대비 462억원으로 36% 하락했으며 순이익도 280억원에 그쳤다.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2023년 높은 매입률로 인수한 NPL 자산의 회수이익이 기대에 못 미친 영향이 컸다. 실제 하나F&I의 이자비용은 2022년 303억원에서 2023년 859억원, 2024년 1088억원으로 증가했다. 회수율도 2020년 102.5%에서 2023년 37.5%, 2024년 9월 말 기준 16.8%까지 하락했다.


◇'A→A+' 신용등급 상향…CR투자로 포트폴리오 다변화

호실적을 바탕으로 강 대표 임기 중 하나F&I의 신용등급도 상향됐다. 기존 A등급이었던 하나F&I 회사채 등급은 지난해 12월 3개 신용평가사(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에서 모두 A+로 상향 조정됐다.

신평사는 업황과 재무상태, 시장지위 및 투자자산의 질, 모회사 지원여력 등 다양한 항목을 종합평가해 기업 회사채 등급을 매긴다. 하나F&I의 재무안정성과 시장 내 지위가 강화됐다는 판단에서 기존 A에서 A+로 신용등급이 상향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계 NPL 전업투자사로서 그룹차원의 지원 여력을 보여준 것 역시 신용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CR투자를 본격화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 것도 강 대표의 성과로 꼽힌다. 지난 2021년 11월 금융감독원에 업무집행사원(GP) 등록을 마쳤으며 기존 대체투자팀은 CR투자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CR투자 전담팀을 구성한 뒤 2022년 293억원, 2023년 742억원, 2024년 250억원 규모의 CR투자를 진행했다.

여전히 영업비중에선 NPL 위주로 사업을 영위 중이다. NPL 투자 및 관련 사업이 96.3%를 차지하는 반면 CR투자 관련 사업은 3.7% 수준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CR부문으로의 다각화 자체가 하나F&I의 체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R투자는 기본적으로 부실회사의 기업채권에 투자한다는 면에서 NPL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수익성이 높은 대신 수익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버틸 수 있는 체력과 규모가 뒷받침되는 전업투자사가 뛰어들 수 있는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함영주 1·2기 체제서 유임

강 대표는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 체제에서 하나F&I 대표로 선임됐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취임 이후에도 연임에 성공하며 그룹 내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특히 함 회장이 2022년 12월 계열사 CEO 9명 중 7명을 교체하는 대대적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에서도 강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당시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관경위)는 "운용의 일관성이 필요한 NPL 투자회사의 특성상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후 함 회장 2기 체제에서도 하나금융 계열사 12곳 CEO 중 7명이 교체되는 등 인적쇄신 와중에도 강 대표는 재신임을 받았다. NPL 시장에서 하나F&I의 입지를 강화한 점과 CR투자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함 회장 체제에서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한 만큼 추가 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2024년 실적 둔화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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