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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성과 평가]밸류업 공시, 상장 공기업 반쪽 참여…재무 부담에 발목한전KPS·강원랜드 '호실적'에 상위권, 한국전력·가스공사·GKL은 '미참여'

김지효 기자공개 2025-04-16 08:11:09

[편집자주]

정부가 기업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후 어느덧 해가 바뀌었다. 그간 모두 125개의 기업이 가치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이른바 '단타'가 만연한 국내 증시의 관행을 벗어나, 기업은 원활한 자금조달을 토대로 성장하고 국민은 그 성과를 향유해 재투자하는 선순환적 자본시장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해묵은 숙제를 풀려면 제도 수립만큼이나 기업 스스로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밸류업 계획을 내걸었던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더벨 SR(Search & Research)본부가 밸류업 계획을 밝힌 기업들을 전수 조사해 자체 평가를 실시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4일 08시2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해 밸류업 프로그램에 시동을 걸었지만 상장 공기업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상장 공기업 7곳 가운데 4곳만 참여하며 참여율은 절반수준에 그쳤다.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은 재무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참여를 유보한 반면 한전KPS와 강원랜드 등 일부 공기업은 적극적으로 공시에 참여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전KPS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이번 밸류업 평가에서 상위권에 랭크돼 눈길을 끌었다.

◇한전KPS 120점 만점에 93.46점, 종합 순위 83등 중 8등

THE CFO는 지난 달 31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유가증권시장(KOSPI)·코스닥(KOSDAQ) 기업 125개 사를 조사한 결과 공시에 참여한 상장 공기업은 4곳에 불과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공기업은 총 7곳으로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등이다. 이들 중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곳은 한국지역난방공사, 강원랜드,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등 4곳이다.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4곳을 포함한 125개 기업을 대상으로는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ROE 증분(△ROE) △PBR 증분(△PBR) △지배구조 등급 (한국ESG기준원)을 전수 조사해 순위를 매겼다. △ROE는 2023년 대비 작년 증분, △PBR은 2023년 말 PBR 대비 2024년 말 PBR의 절대적 증감치를 집계했다. 6가지 지표의 만점은 20점이며 지배구조 등급을 제외한 각 지표마다 백분위 기반 배점을 실시했다. 비재무적 지표인 지배구조 등급의 경우 A+ 기업에 20점을 부여하고 한 등급이 하락할 때마다 4점씩 감점했다.

그 결과 대상이 된 4곳은 비교적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한전KPS로 점수 93.46점을 받아 8위에 올랐다. 한전KPS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맡으며 상위권에 랭크됐다. ROE에서 13.26점(12위), PBR에서 15.37점(20위), TSR에서 17.32점(12위), △ROE는 13.41점(28위), △PBR에서는 18.05점(9위)을 받았다. 비재무적 평가 요소인 지배구조 점수는 12점(B+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한전KPS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과 무관치 않다. 한전KPS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5571억 원, 영업이익 2095억 원, 순이익 1724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5.1%, 순이익은 6% 늘었다. 한전KPS는 올해 초 최소 배당성향 50%를 설정하고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주주환원을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강원랜드도 고루 좋은 점수를 받아 13위에 올랐다. 종합점수는 86.73점으로 대부분의 지표에서 선방했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매출 1조4269억원, 영업이익은 2833억원을 냈고 당기순이익 4554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거뒀다. 이에 지난해 총배당금 규모 또한 역대 최대치인 4569억 원을 기록했다. 배당 성향은 51.3%에 이른다. 지난해 총 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지역난방공사와 한전기술은 30위권 안에 랭크됐다. 지역난방공사는 종합점수 77.71점을 받아 24위에, 한전기술은 72점을 받아 29위를 기록했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실적과 재무상황이 모두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지역난방공사는 PBR 점수가 0.98로 79위에 그쳐 전체 순위를 끌어내렸다. 한전기술은 PBR 증분(△PBR)이 1.71점으로 76위에 그치며 발목을 잡았다.

◇한국전력·가스공사·GKL, 실적 개선에도 재무 건전성 부담 '여전'

다만 이번 조사에 한국전력공사가 빠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93조3989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1794억원(5.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조3647억원, 당기순이익은 3조621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 회복에도 여전히 부채 등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지 않아 밸류업 공시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96.7%, 순차입금은 131조원에 달한다. 적자가 지속된 지난 4년 동안 2배 가량 규모가 늘었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맞다”며 “이유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와 GKL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흑자를 내긴 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45조6828억원, 부채비율은 591.9%에 이른다. 원료비 미수금도 14조원이 넘는다. GKL은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감소해 2020년부터 적자가 냈다. 2023년부터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매출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은 아니다. 2023년과 지난해 매출은 3900억원대로 2019년 4900억원 수준의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흑자를 내긴 했지만 2019년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참여를 검토 중이나 정해진 사항은 없다”며 “아직 미수금이 많이 쌓인 상황이라 다른 기업들처럼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등을 추진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GKL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참여를 검토 중이다”면서도 “업종 특성상 실적에 외부 요인이 많이 작용해 배당 계획 등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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