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재무제표 작성 벤처캐피탈, 경영실적 '착시 효과' 투자기업 손실 반영돼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아
권일운 기자공개 2012-06-05 17:49:00
이 기사는 2012년 06월 05일 17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이 운용 중인 펀드를 연결 재무제표 작성 대상에 포함할 경우 경영 실적에 상당한 착시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 지분을 보유한 무한책임사원(GP)이 '사실상의 지배력을 행사하는' 투자조합을 연결 대상으로 삼을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머니투데이 더벨이 2011년도 경영 실적을 분석한 33개 주요 벤처캐피탈 가운데 자사가 운용 중인 벤처조합이나 사모투자펀드를 연결 재무제표 작성 대상에 포함한 곳은 아주IB투자와 KB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파트너스, 우리기술투자, 원익투자파트너스 등 5곳이다.
이들 가운데 아주IB투자와 KB인베스트먼트는 운용 중인 벤처조합과 PEF를 모두 연결 대상에 포함했다. 상대적으로 조합 지분율이 높은 운용사들이다.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자사가 운용 중인 PEF 2개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1개를, 원익투자파트너스는 PEF 1개를 연결했다. 우리기술투자는 지분율 50%인 벤처조합 1개를 대상으로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했다.
벤처캐피탈이 벤처조합과 PEF를 종속 기업으로 간주,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면 단독 재무제표와는 상당한 격차가 발생한다. 약정액이 작게는 수십억원에서 크게는 1000억원 이상인 펀드와 이 펀드가 투자한 기업들의 실적이 벤처캐피탈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예컨데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아주IB투자는 2011년 570억43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단독 재무제표 상으로는 매출액이 271억3400만원으로 급감한다. KB인베스트먼트의 경우에도 단독 기준 212억6000만원인 매출액이 연결시 615억7300만원이 된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연결 여부에 따라 큰 변동이 생긴다.
업계에서는 연결 재무제표 작성 대상에 속하는 벤처캐피탈이 보유 펀드를 종속회사로 보고 이들의 실적을 100% 반영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배회사와 피지배회사를 경제적 단일체로 간주하고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질을 보여준다는 연결 재무제표 작성의 취지와는 무관해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A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보유 투자조합을 연결해 작성한 벤처캐피탈의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자산 규모 등은 '허수'나 마찬가지"라며 "자신들의 지분율이 30%쯤 되는 조합이 아니고서야 굳이 조합들을 연결 대상에 포함시킬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결 재무제표 작성을 통한 '뻥튀기' 효과가 반드시 긍정적인으로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벤처조합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들 상당수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단계인 까닭에 이 기업들의 손실이 고스란히 벤처캐피탈의 손실로 잡히기 때문이다.
B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일반 제조·서비스업에서 중시하는 경영 지표를 벤처캐피탈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데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초기기업이나 적자 상태인 업체에 투자한 펀드를 많이 보유한 벤처캐피탈의 경우 오히려 연결 재무제표 작성이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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