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證, 브라질국채 적극판매로 선회 [증권사별 전략]상반기내 인도·멕시코·터키국채 출시
이상균 기자공개 2013-04-01 11:45:02
이 기사는 2013년 04월 01일 11: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해외채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브라질국채를 판매한지 1년 반이 흘렀지만 판매액이 55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1조 원 이상을 판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경쟁사에 비해 해외채 판매 준비가 상대적으로 늦었고 투자리스크에 너무 과도하게 반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브라질국채를 연내 5400억원 가량 판매하겠다는 내부 목표를 세우는 등 해외채권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인도와 멕시코, 터키 국채도 상반기내 출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전산시스템·직원교육 미비…해외채 판매 준비 늦어
한국투자증권이 브라질국채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7월이다. 그동안 판매액은 529억 원에 불과하다. 삼성증권(1조8450억 원)과 미래에셋증권(1조1528억 원), 동양증권(3200억 원)은 물론이고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보다도 적다. 사실상 브라질국채 판매에 손을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브라질국채 뿐만 아니라 다른 해외채 시장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비해 판매 시기부터가 늦었다"며 "사실상 해외채 도입 준비를 소홀히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것이 인도국채 판매시기를 저울질하다 동양증권에 선수를 뺏긴 사례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투자증권이 우리자산운용과 인도국채 판매를 논의했지만 결정과정이 길어지면서 동양증권이 먼저 선수를 쳤다"고 말했다.
준비가 늦은 탓에 전산시스템 구축도 올해 초에나 완료됐다. 그동안 한국투자증권은 직접 중개가 아닌 펀드와 신탁 등 간접투자상품 판매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인 상품이 지난 2011년 7월 출시한 월지급식 상품인 ‘한국투자 글로벌채권신탁(브라질국채)'이다. 직접중개 판매는 올해 2월 중순부터 시작했다. 3월말까지 판매액은 131억 원으로 아직까지는 간접투자상품 판매액인 398억 원에 비해 30% 수준이다.
김상길 한국투자증권 채권영업부 팀장은 "타 증권사의 경우 전산시스템을 구축도 안한 상태에서 해외채를 팔고 있는 곳이 다수"라며 "이렇게 되면 채권 매수를 할 경우 출금과 입고처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잔고 평가 조회도 수기로 처리를 하는 등 불편함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전산시스템을 완비하면서 브라질국채 판매에 나설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강조했다.
해외채 판매에 나서기에는 아직 내부 직원들의 교육이 부족하다는 판단도 한 몫을 했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고객상품본부장은 "투자자 보호가 중요한 이슈인 만큼 직원들이 해외채에 대해 충분히 숙지를 해야 한다"며 "상반기 내에는 직원교육이 모두 끝나 적극적으로 해외채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도·멕시코·터키 등 해외채 3~4개 묶은 패키징상품 출시
그동안 해외채 시장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한국투자증권도 올해는 달라진 태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일단 브라질국채를 적극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목표액을 매달 600억 원씩, 총 5400억 원 규모로 잡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리테일 부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브라질국채 판매 순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작년 12월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지점은 110개다. 지점 수 기준으로 현대증권(129개), 동양증권(123개), 우리투자증권(115개), 대우증권(108개), 삼성증권(105개), 미래에셋증권(79개) 등 대형사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해외채 라인업도 대폭 보강한다. 현재 인도와 멕시코, 터키국채 출시를 검토 중이다. 각 대륙별로 거점국가를 정해 해외채를 들여오는 방식이다. 출시 시기는 5~6월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아공국채 판매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남아공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재정 악화와 사회·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등 리스크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해외채의 투자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상품개발도 고민 중이다. 문 본부장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국가의 금리 추이를 살펴본 뒤, 적당한 해외채를 3~4개 골라 DLS와 신탁상품, 펀드 등으로 묶어 팔수도 있다"며 "이 같은 패키징 상품은 투자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최근에는 타 증권사들도 브라질국채의 간접상품 판매 비중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이처럼 신중한 태도는 현재의 해외채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측면에서 확실한 이점이 있는 브라질을 제외할 경우 나머지 해외채는 환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문 본부장은 "해외채를 선보이는 목적은 한국투자증권을 찾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상품라인업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한국투자증권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보유한 항공모함과 같기 때문에 주력 금융상품의 방향전환에 상당히 신중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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