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어닝쇼크, 경영진 오판 때문? [건설리포트] 일감규제, 대형공사 줄줄이 차질…윤기열 대표 ‘빅배스' 해석도
길진홍 기자공개 2013-11-21 08:42:34
이 기사는 2013년 11월 19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건설의 그룹 공사가 올 들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민간 개발사업 부실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그룹 공사가 끊기다시피 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이는 최근 대기업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맞물려 그룹에 기댄 성장 전략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올 초 윤기열 대표이사 취임 후 그룹 공사 확보에 차질이 발생하자 서둘러 민간 개발사업 부실 정리(빅배스)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세계·이마트 등 그룹공사 전년대비 40% 급감
신세계건설의 3분기 매출은 작년에 비해 31% 줄어든 3453억 원에 그쳤다. 외부 공사 수주가 정체된 가운데 그룹사 물량이 끊기면서 매출이 줄었다.
특히 주요 매출처인 이마트와 신세계 등의 공사 발주가 급감했다. 신세계의정부역사 등 굵직한 대형 공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후속 발주가 중단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9월 말 기준 신세계건설의 그룹사 누적 매출은 2438억 원이다. 작년에 비해 무려 1552억 원(40%)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그룹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로 전년대비 10% 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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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처별로는 신세계 발주 공사가 24억 원에 그쳤다. 이마트 공사 매출도 1000억 원 줄어든 989억 원을 기록했다. 연내 예정됐던 하남 유니온스퀘어(공사비 5521억 원),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3161억 원). 고양 삼송지구 복합개발(4222억 원) 등의 대형 공사가 줄줄이 연기됐다.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 중인 신세계사이먼 발주 공사가 매출로 이어졌으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매출 급감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추진한 민간 개발사업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영업이익을 잠식당했다.
장기간 사업이 지연된 길음동 주상복합 개발사업의 경우 대위변제로 873억 원의 대손을 반영했다. 이어 청라국제업무타운 부실 등이 겹치면서 3분기 동안 123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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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운용 미스매칭...경영진 당혹
신세계건설의 어닝쇼크는 예고된 수순으로 볼 수 있다. 민간 개발사업 부실이 심화된 가운데 그룹 공사가 뚝 끊기면서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업황 부진 여파로 외부 일감을 늘리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신세계건설 영업적자 배경을 단순히 그룹사 공사 매출 감소로 짚고 넘기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신세계건설은 당초 상반기 하남 유니온스퀘어 등의 그룹 대형공사가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자금운용 계획도 그룹 공사 매출 인식 시점에 맞춰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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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공사 매출인식이 본격화 되면 민간 개발사업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룹사만 쳐다보다 어닝쇼크를 당한 셈이다. 결국 더는 민간 부실을 숨기지 못하고,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다. 결손금 누적으로 부채비율이 1500%로 급등했고, 대외 신용도가 추락했다.
올 초 윤기열 대표 취임 후 새 진용을 갖춘 신세계건설 경영진은 예상과 달리 그룹 공사 발주가 지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건설 한 임원은 "그룹 공사 수주 차질로 재무구조가 이렇게까지 나빠 줄 질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후 빅배스 차원에서 신임 대표이사가 대규모 부실 정리를 단행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세계건설의 어닝쇼크는 최근 대기업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있다.
신세계건설은 70% 이상의 매출을 그룹에 의존하고 있다. 오너인 이명희 회장 등 총수일가의 신세계건설 지분이 20% 미만으로 일감몰아주기법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이는 이마트를 통한 이 회장의 우회지분을 제외한 수치이다.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공사 발주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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