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공들인 중국 사업 빛 보나 [면세점 대전-후보 분석]현금창출력 양호, 부채비율 걸림돌…'글로벌 협력' 운영 능력 보완
연혜원 기자공개 2015-06-12 09:28: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9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중국에서만 2조4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점친 국내 기업은 많았지만 현지에서 성공한 기업은 드물다. 이랜드그룹은 그 가능성을 성공으로 연결시킨 대표적인 기업이다. 중국에서 이랜드의 명칭은 '옷을 사랑한다'는 의미의 '이리엔(衣戀)', 로고 색깔은 중국인이 사랑하는 '빨간색'이다. 현지 사명에서부터 알 수 있는 철저한 현지화가 중국 진출을 성공으로 이끌었다.이런 이랜드그룹이 '중국인 관광객'이 점령한 국내 면세점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1일 서울시내 면세점 2곳에 대한 대기업군 일반경쟁입찰에 출사표를 던졌다. 면세점 부지는 홍대 입구에 위치한 '서교자이갤러리' 호텔부지로 최종확정했다. 면세점은 계열사 중 내부적으로 재무여력이 가장 좋다고 판단된 '이랜드리테일'의 100% 출자로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 내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랜드그룹이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을 통해 처음으로 면세점 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금창출력 우수…부채비율 우려
|
그룹에서 면세점 사업을 맡은 이랜드리테일의 재무적 강점은 아웃렛을 통한 우수한 현금창출력이다. 매년 꾸준한 점포확장은 물론 해마다 수익성도 향상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5년간 연평균 8.2%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달성해 왔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3.22배로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양호한 수준이다. 전년(2.95배)보다도 향상된 수치다. 이자보상배율은 부채에 대한 이자지급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는 지표다. 1배 이상일 경우 갚아야 할 이자비용보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영업이익 2345억 원, 금융비용(이자비용) 72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상증자(2959억 원)로 자기자본비율도 개선됐다. 2014년 자기자본비율은 36.3%로 전년(31.1%)보다 5.2% 포인트 올라갔다.
다만 이랜드리테일의 부채비율은 경쟁사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175.5%로 전년(221.6%)보다 46.1% 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표준치를 넘어선다. 경쟁사인 신세계 부채비율은 126.6%, 호텔롯데 부채비율은 43.5%,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부채비율은 43.9%이다.
2010년 이후 가속화 된 신규 출점과 점포 리뉴얼 등으로 차입금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은 2009년 모기업 이랜드월드로부터 '2001아울렛' 사업부를 합병하고, 2010년 동아백화점을 인수했다. 뉴코아아웃렛과 NC백화점 신규 출점까지 이어져 점포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 달,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자체 자금으로 상환하겠다고 밝혀 차입금 감축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유동비율은 2년 째 낮아졌다. 지난해 유동비율은 35.5%로 전년(44%)보다 8.5% 포인트 낮아졌다.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현금 동원력이 좋다는 뜻으로 200% 이상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룹의 주력계열사로서 다른 계열사에 배당금, 대여금 지급 등을 도맡았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은 2011년 이랜드파크 유상증자(474억 원), 2012년 이랜드건설 차입금 지급보증(910억 원) 설정, 2013년 이랜드파크 출자전환(389억 원) 등 재무부담이 있었다.
◇면세점 경영 경험 부족…글로벌 지원군으로 보완
강점은 중국 사업 수완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다른 유통 대기업이 중국 사업에서 번번히 실패하는 동안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승승장구했다. 이번 면세점 입찰 경쟁에서도 이랜드그룹의 이런 강점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달 27일 이랜드그룹은 세계 최대 면세기업 듀프리 및 중국 완다그룹과 함께 '이랜드 면세사업 지원을 위한 협약식'을 진행했다. 듀프리 아시아태평양 사업부는 이랜드그룹에 면세 사업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글로벌 명품 브랜드 유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듀프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이랜드 관계자는 "듀프리는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며 "듀프리의 면세점 운영 노하우와 이랜드가 보유한 중국 고객층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협력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여행사 완다그룹은 연간 100만 명 이상의 중국 관광객을 유치해주기로 이랜드그룹과 협정 맺었다. 완다그룹 여행사는 현재 중국 내 총 20개 여행사를 인수합병해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그룹과 완다그룹의 인연은 1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완다그룹이 중국 내 유통사업에 처음 진출했을 때 이랜드그룹이 자사 브랜드를 적극유치 해 완다그룹과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맺게 됐다는 게 이랜드그룹 측의 설명이다.
이랜드그룹은 두 그룹과 연대를 통해 면세점 경영 경험이 전무한 약점을 커버하는 동시에 중국 시장 경험이 출중하다는 장점을 극대화했다는 평이다.
이랜드관계자는 "홍대입구에서 서울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게 될 경우 중국, 홍콩, 대만 등 이랜드가 운영하고 있는 7300여 개 매장에 홍대 상권 지도를 배포하고 홍보 동영상을 상영함으로써 신규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