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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의 '잃어버린 1년' [thebell note]

김창경 기자공개 2015-12-09 08:27:1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8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4년 말은 금호그룹에 의미가 깊은 시기다. 10월에는 금호산업이 조건부로 워크아웃을 졸업했고 12월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졸업했다. 같은 시기 금호타이어 역시 5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1년이 지나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의 품으로 다시 돌아갔다. 금호타이어는 금호그룹 재건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

워크아웃 졸업 당시 업계의 기대대로라면 금호타이어는 기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금호타이어가 그룹 내 캐시카우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호타이어의 행보는 정반대였다. 최근 7000원을 넘기지 못하는 주가가 이를 증명한다. 작년 12월 워크아웃 졸업 기대로 주가는 1만 원을 넘어섰다.

금호타이어는 1년 내내 노조 문제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졸업 직후 2014년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 관련 의견 차이로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노사는 1월 말 격려금 510만 원 지급 등을 골자로 단체교섭을 체결했다. 2014년 5월에 시작된 '2014년 임단협'이 마무리되는 데 8개월이 걸렸다. 단체교섭 조인식에서 노사는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노사 간의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4개월 뒤인 지난 5월 노사는 '2015년 입금협상'을 시작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노조는 8월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금호타이어 설립 이래 최장기 전면파업 및 직장폐쇄였다. 매출손실액은 15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금호타이어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고 적자를 기록했다. 금호타이어의 적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직전인 2009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노사의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노조는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전면파업을 잠시 중단했을 뿐이다. 지난 10월 치러진 선거 결과 전임 집행부가 재신임 됐다. 11월 노사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 측에 노조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시 '투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이번 주 집중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노사의 갈등이 풀릴지는 불투명하다. 전면파업을 이끌었던 전임 집행부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노사는 전면파업 및 직장폐쇄를 통해 각자의 입장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싸움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1년이라는 세월을 의미 있는 힘겨루기를 했던 시간으로 남기기 위해선 양보의 미덕이 필요하다.

기업은 채권단 손에 있을 때 제대로 된 성장을 하기 어렵다. 채권단 본연의 목적은 기업의 성장보다 효율적인 채권회수에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졸업하긴 했지만 여전히 채권단이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다. 내년에 시작될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금호타이어를 '사고 싶은 기업'으로 만드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매년 협상을 진행할 때마다 고충을 겪을 것 같은 기업은 누구에게도 매력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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