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2월 08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건설 첫 번째 매각 시도가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M&A가 본격화된 후 줄곧 변수로 꼽히던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동부익스프레스 거래 성사는 동부건설 매각가를 결정하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지적돼왔다. 동부건설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동부건설은 동부익스프레스가 KTB PE-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에게 매각될 당시 후순위로 500억 원을 투자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가가 동부건설의 엑시트 규모를 좌우하는 구조란 얘기다.
즉, 동부건설 매각자 측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과정을 지켜봐야 했고, 매각 일정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가 윤곽이 드러난 이후 구체화 될 수밖에 없었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초반 분위기만 봤을 땐 동부건설 매각은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 듯 보였다. 동부익스프레스가 매물로 등장했을 때부터 굴지의 국내 대기업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줄줄이 관심을 드러내면서 거래 성사는 당연한 일이고, 얼마에 팔릴지가 주된 관심사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초반 분위기와 달리 동부익스프레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는 점차 줄었다. 본입찰에 참여한 것도 현대백화점 그룹이 유일했다. 제시한 응찰가도 4700억 원. 당초 최소 7000억 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매각자 측의 기대에 한참을 미치지 못하는 액수였다.
거래 금액에 대한 괴리는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결렬로 이어졌고, 동부건설 매각은 미궁 속에 빠졌다. 동부익스프레스가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은 사실상 염두에 두지 않은 채 동부건설 보유 후순위채권에 대한 가치를 700억 원가량으로 평가한 탓이다. 이 금액은 동부익스프레스가 4700억 원에 매각됐을 때 동부건설이 회수할 수 있는 후순위 투자금 규모다.
결국 동부건설 매물가치에 대한 재평가 이슈가 불거지게 된 셈이다. 인수 우선협상자인 파인트리자산운용은 가격 조정 범위를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법원은 가격 조정 범위 확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통상 법정관리 M&A에서는 5% 범위에서 결정되곤 한다. 결국 매각자 측과 파인트리는 '가격 조정 범위'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매각은 무산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동부건설 매각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동부익스프레스 변수를 제대로 고려했는지 의문이 든다. 동부건설 매각 본입찰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치러진 이후에 진행됐다. 거기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은 본입찰 이후 무산될 조짐이 이미 감지된 상태였다.
결국 NH투자증권이 동부익스프레스 거래 성사 가능성에 대한 검증도 하지 않은 채 매각가를 높이는 데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기에 충분하다. 그게 아니라면 설명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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