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22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소 격앙된 감정과 흥분을 감추기에는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조금 높았다. 중도금대출 규제 등 정부의 이중적인 주택정책을 논하는 시점에서는 말의 속도도 빨라졌다. 대화의 말미에서 그는 다시 평정을 되찾은 듯 "머지않아 주택시장은 안정화 될 것"이라고 말을 마쳤다.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사장)는 자신의 재선임이 공식적으로 확정된 지난 18일 오후 기자와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축하와 덕담이 오고 간 뒤 앞으로 3년 동안 GS건설을 어떻게 이끌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임 사장은 2기 경영의 선결과제로 해외사업 정리를 꼽았다. 부실의 늪을 빠져 나오고 있는 해외건설의 온전한, 혹은 완전한 정리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서든 국내에서든 금융권의 도움을 얻어 개발사업을 진행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임 사장이 가장 크게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도시정비사업이다. 그는 2014년 2조 원 수준이던 GS건설의 재건축·재개발 수주잔고를 2015년 8조 원으로 끌어올렸다. 재건축·재개발의 꽃이라 불리는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재개발 수주를 GS건설이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래미안'이 머뭇거리는 사이 '자이'가 시장의 리더가 됐다.
GS건설이 도시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임했던 배경에는 임 사장의 시장에 대한 낙관과 기대가 깔려 있다. 임 사장은 "사업성이 없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하지 않는다"며 "담보가치도 상당한 강남권 노후 아파트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성이 확보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아파트의 경우 주로 중산층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대출로 인한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밝혔다.
임병용 사장 출범 후 지난 3년, GS건설은 그야말로 '정리'만 했다. 해외에서는 저가수주의 악몽에서 벗어나는 데 주력했다. 국내에서는 미착공 PF 대출 사업장들의 착공전환이 착착 진행됐다. 부실 프로젝트 정리는 회사 재무건전성 회복과도 맞물려 GS건설의 부채비율은 200%대로 안정됐고, 현금성 자산도 1조 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임병용 사장의 새로운 3년, GS건설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확보해 놓은 도시정비사업은 GS건설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먹거리로 부상했다. 정부의 대출규제가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이지만 임 사장은 "집단대출 규제를 많이 하고 있는 데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임병용 2.0'의 시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GS건설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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