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최대 과제 '부실금고 통폐합'…진통과 혁신 사이 [은행경영분석]②신종백 회장 임기 6년간 145개 정리…지역내 반발 심해 곤혹
원충희 기자공개 2016-07-22 10:00:25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0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부산지역본부는 지난해 8월 부산의 한 금고에서 발생한 150억 원 규모 부실대출에 대해 이사장과 임직원 등 관련자 징계조치를 결정했다. 하지만 해당금고는 '중앙회의 갑질' 혹은 '표적검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미 시나리오를 짜 맞추고 표적검사를 실시해 통폐합에 협조하지 않는 이사장과 임직원을 쳐냈다는 것이다.이 금고는 총자산 1500억 원대, 회원 수가 1만8000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있었지만 자본잠식으로 손실금이 쌓이면서 통폐합 대상이 됐다. 이처럼 부산지역에서 작년부터 통폐합을 했거나 절차를 진행한 금고는 18개. 유례가 없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자 곳곳에서 파열음이 생겼다. 중앙회 대상으로 한 고소·고발도 빗발쳤다.
더벨의 인터뷰에 응했던 중앙회 한 지역이사는 새마을금고의 최대이슈로 부실·영세금고 통폐합을 지목했다. 그는 "지금까지 어느 정도 진행됐지만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경기도와 충북은 부실금고가 대부분 정리됐지만 부산과 전라도 쪽에는 통폐합 대상이 아직 남아있고 진행과정에서 진통도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적자가 5년 이상 누적되는 금고는 빨리 청산해 다른 금고들의 부담을 덜고 통폐합으로 규모를 키우면 경쟁력과 생산성 제고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반발이 심하지만 그럼에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종백 중앙회장이 취임했던 2010년 말 1480개였던 지역금고는 작년 말 1335개로 줄었다. 6년간 145개의 금고가 통폐합된 셈이다. 중앙회는 각 지역금고의 경영개선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거나 경영개선 요구를 받아도 개선이 되지 않는 금고를 대상으로 통합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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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지역본부나 지방은행, 지역농협과 경쟁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를 키워야 한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대전의 한 지역금고이사장은 "행정자치부 소관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은 구금고, 동금고도 새마을금고에 맡기지 않는다"며 "단체장들에게 물어보면 '2금융인데다 규모가 작아 맡길 수 없다'는 대답만 듣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행정구역 개편으로 동이 통합됐는데도 새마을금고는 이사장 자리 때문에 통합치 않는 경우도 있다"며 "지역농협, 지방은행, 시중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이유는 예금자보호준비금 부담이다. 각 지역금고들은 중앙회에 매년 9000만~1억 원의 예금자보호준비금을 납부하고 있다. 6월 말 가결산 기준으로 중앙회에 누적된 예금자보호준비금은 1조583억 원. 중앙회 이사들 중에는 준비금 규모가 너무 많고 부담이 된다고 지적한다.
중앙회 이사로 활동 중인 한 지역금고 이사장은 "부실금고는 예금자보호준비금을 소요시켜 다른 금고들에게 부담이 된다"며 "부실금고 통폐합을 통해 건전한 금고들의 예금자보호준비금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작년부터 총자산 1000억 원을 기준으로 대형금고는 더 내고 소형금고는 덜 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사장들은 현재의 준비금 규모를 적정수준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인수자 입장의 금고 이사장은 좋겠지만 피인수 된 금고의 이사장은 자리를 잃기 때문이다. 은행과 달리 새마을금고는 전국 1300여개 단위금고가 각각 개별 법인이며 독립채산제로 운영된다. 중앙회가 모든 금고를 통솔할 수 있는 체제도 아니다.
중앙회 한 이사는 "지역금고 이사장들은 그 지역의 유지들이라 중앙회에서도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며 "임직원, 지역민들을 동원하거나 지역언론을 통해 언론플레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협의회장, 대의원, 중앙회 이사들도 지역금고 이사장들의 표를 받아 선출되는 만큼 이사장들의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중앙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돼 행자부가 좀 나서서 해주면 좋겠다고 건의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또 다른 중앙회 이사는 "행자부가 지역금고 통폐합에 나서는 게 큰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금고 통폐합은 이사장들 자리문제가 걸려 있어 사활을 걸고 반발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12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마을금고 정체성 강화' 포럼에서 통폐합 대상 금고의 임직원들이 행자부 관계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항의한 사례를 들며 "그래도 반발하는 사람들은 반발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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