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해외수주+수익성' 두토끼 잡을까 [2017 승부수]흑자전환 성공…해외 수주잔고 급감 '고민'
이상균 기자공개 2017-01-06 08:15:27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5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는 SK건설에게 2017년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우선 최광철 각자대표가 SK그룹으로 이동하면서 조기행 부회장의 단독체제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조 부회장의 경영 색깔이 확연히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올해 들어 해외 수주 확대를 천명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2013년과 2014년 연이어 적자를 기록한 이후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경영방침을 바꿨다. 무리한 해외수주를 자제한 덕분에 눈에 띄게 수익성은 좋아졌다. 다만 상당수 해외 프로젝트가 완료단계에 접어들면서 수주잔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수익성 확보와 해외 수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재무통' 조기행, 5년만의 단독 CEO
SK건설의 경영목표는 2013년과 2014년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건설은 2013년 4905억 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간신히 영업적자를 모면했지만 177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양적 성장에 매달린 나머지 과도한 경쟁을 벌이며 수주한 국내와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쓰디쓴 교훈을 얻은 이후 매출확대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흑자기조 정착'이라는 경영목표가 세워졌다.
SK건설의 수익성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2015년 영업이익 744억 원에 데 이어 지난해 3분기에는 1922억 원을 기록했다. 무난히 2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규모다.
SK건설의 변신을 이끈 주역 중 한명은 조 부회장이다. 그는 1981년 SK그룹(선경)에 입사해 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와 SK에너지에서 재무구조 개선 업무를 맡았다. SK 투자회사관리실 재무개선담당 상무와 전무, SK네트웍스 경영서비스컴퍼니 사장, SK텔레콤 GMS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SK건설 대표로 근무하고 있다. 전형적인 재무통이다. SK건설의 흑자 전환과 체질 개선을 이끈 공로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최광철 각자대표가 SK그룹으로 이동하면서 조 부회장의 단독 CEO 체제가 5년 만에 시작됐다.
재무통인 조 부회장 체제의 SK건설은 수익성 확보와 질적 성장에 더욱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임 최 대표가 플랜트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수주 확대에 치우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조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밝힌 올해 경영목표도 질적 성장과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나리오 경영을 기반으로 한 흑자구조 △성장 프로그램 실행의 가속화 △사업별 특성에 맞는 패기 있는 인재 육성 △리더십 혁신 △Function 기능을 최적화 및 차별화된 경쟁력 △일 혁신 2.0의 실질적 성과 창출 등이다.
지난해 경영목표는 △흑자기조 정착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전환 △Cost 경쟁력 제고를 위한 Function 고도화 △일을 통한 육성체계의 정착 및 실행 △지속적인 일 혁신 추진 등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올해 성장 프로그램이 추가된 것이 차이점이다. 즉 SK건설 내의 상당수 부실사업을 정리하면서 흑자전화에 성공한 만큼, 올해 들어서는 성장에도 주력하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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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수주잔고 11.1조→6.8조
다만 여기서 말하는 성장은 매출보다는 해외 사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SK건설 입장에서 해외 사업은 실적 악화의 원인이었다. 터키 투판벨리 석탄화력발전소(공정률 96.8%)와 사우디 와싯 가스플랜트 프로젝트(공정률 패키지 1 93.5%, 패키지 3 99.4%)가 대표적인 사업장이었다.
다행인 점은 SK건설의 해외 공사가 대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SK건설 매출액의 5%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공사는 28개다. 이중 4개를 제외한 24개가 해외 공사로 공정률이 85% 이상인 프로젝트가 14개에 달한다.
SK건설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8조 원으로 잡고 이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수주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수주액이 5조 원으로 이중 해외사업 비중이 미미했던 것을 감안하면 해외 목표액을 크게 늘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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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SK건설의 수주잔고는 2014년 24조 5467억 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향세다. 지난해 3분기에는 19조 8214억 원으로 20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국내 수주 잔고가 꾸준히 12조~13조 원을 기록한 반면, 해외 수주 잔고는 2014년 11조 1275억 원에서 지난해 3분기 6조 8920억 원으로 38% 줄었다. 그동안 부실 해외사업장 정리에 매달리며 해외수주를 자제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해외 일감이 줄어도 너무 줄었다.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해외 사업은 국내 사업에 비해 리스크가 높다. 해외 사업의 증가는 수익성 하락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수익성을 철저히 검토해도 이런 기준을 충족시킬만한 해외 사업은 많지 않다. 집토끼(수익성)와 산토끼(해외 수주) 두 마리를 잡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올해 조 부회장 체제의 SK건설을 유심히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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