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16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부터 국내외에서 굵직 굵직한 정치, 경제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거기다 계란값까지 오르는 등 서 민물가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계란값이 오피스 시장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말도 안되는 듯 들리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판단은 항상 이성적이지만은 않다. 그래서 어떤 사안을 볼 때 사람들의 심리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래서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오피스 시장에도 사람들의 심리가 반영 돼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16년 오피스 시장은 임대시장과 투자시장의 온도차가 극명했다. 지속된 경기 불황으로 오피스 임대수요가 위축된 상황에 누적된 공급까지 맞물리면서 오피스 임대시장의 공실률은 1년 내내 고공행진 했다.
하지만 투자시장의 경우에는 부동산펀드만기, 대기업 위주로 실행된 부동산포트폴리오 전략 조정 등에 따라 핵심 우량자산 매물이 많이 등장했다.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안정적인 물건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대형 계약이 연달아 체결됐다.
이에 투자시장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오피스 투자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비율이 거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도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됐다.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증가한 것은 안정성과 성장성 면에서 한국이 좋은 투자 대상지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은 201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중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2015년부터 3년 연속 2%대 성장이다. 각계 각층에서 4~5% 성장하던 예전과 비교해 우리나라 경제의 활력이 떨어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저성장이 일반화된 현시점에서 OECD국가 중 2%대 성장을 지속하는 나라는 몇 손가락 안에 든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건실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 160여개국 중 10위권을 유지하는 경제 규모도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주는 요소다. 과거 제조업, 건설업 등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IT, 전자, 서비스 등이 약진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의 발전이 균형을 맞춰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아시아 지역과 달리 오피스 임대수요에서도 여러 산업군이 교차 돼 나타나며 한국 오피스시장의 경쟁력으로 투자자들을 설득력하고 있다.
안정적이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도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로 비춰진다. 지난 2010년 이후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임대료 상승률은 현저하게 떨어졌지만 큰 폭의 하락은 없었다. 특히 프라임시장의 경우 소폭이나마 증가하는 빌딩도 상당수 있다.
물론 명목 임대료를 유지하기 위해 렌트프리나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명목임대료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 해도 관리비는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면서 해마다 2~3%가랑 증가한다. 전체 수입은 유지되거나 조금씩 증가하는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임대료가 급격하게 오르거나 급격히 내리는 변동성보다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움직이는 것을 선호한다. 그런 면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 2008년과 2009년에도 큰 폭의 하락이 없었던 한국 시장이 경쟁력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리더십 부재에 따른 한국 정치의 혼란이 장기화될 것으로 생각하며 투자를 주저하거나 줄이겠다는 해외 투자자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도시의 경쟁력은 늘 상대적인 것이고 항상 이성적인 판단 하에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서 말한 서울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남는다. 임대시장은 현재 어려워도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투자가 활발했던 2016년의 모습도 계속될 수 있을까란 점도 미지수다.
2016년말에 시작된 정치·경제적인 변화가 2017년의 임대시장에는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대내외적인 변화 속에 오피스 임대시장을 구성하는 기업들의 전망이 밝지 않고 더구나 수요의 주축을 이루는 대기업들이 이런저런 정치적 이슈로 발목이 잡힌 상태에서 임대수요의 빠른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타 국가 대비 상대적인 한국의 경쟁력이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다른 국가들이 전열을 다듬고 뛸 준비를 하는 와중에 우리는 여전히 혼란과 불안을 얘기하고 우려한다면 상대적이라는 비교우위도 마냥 지속될 수 만은 없지 않을까 걱정된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2017년이 시작됐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
이화여자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University of Surrey 관광개발학 석사
커민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아시아 비즈 스트레티지 컨설턴트
現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컨설팅 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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