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20일 13: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까지 탄생한 많은 상권들을 분석해보면 교통의 중심지에 형성된 상권이 많다. 특히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우를 상당히 많이 볼 수 있다. 주거지역의 경우 지하철과 얼마나 가까운지가 아파트 가격을 결정하고, 상가 분양 광고는 지하철 역세권임을 강조하는 등 부동산 가치에 지하철은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지하철은 날씨나 도로교통상황 등과는 상관없이 대규모 인원을 제시간에 빠르게 수송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모이고 흩어지는 곳이 되었고 이러한 인구들로 인해 상권이 형성되고 상가의 매출과 가치가 결정된다.
상가분양광고를 보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유동인구수 몇십만명'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이 유동인구라는 단어는 무척 조심해야 한다. 유동인구가 많다고 해서 상권이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역을 이용하는 유동인구가 아니라 상권에 도움을 주는 소비하는 인구비율이 높아야 한다는 점이다. 서울지역만 모든 지하철역이 지역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성장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소비인구의 비율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발달을 시작했고 지하철역 이용 유동인구대비 소비인구 비율이 많은 상권 중의 하나로 수유역 상권을 들 수 있다. 수유역 상권은 수유리라는 말이 더 친숙한 상권이기도 하다. 수유역은 집객시설인 강북구청이 소재해있고, 의정부·동두천 등 경기북부의 대중교통 환승 요충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머물러 소비하는 인구의 비율이 높다.
게다가 대기업 프랜차이즈 뿐만 아니라 수유중앙시장, 강북종합시장 등 전통시장이 위치하고 있어 다양한 연령대가 수요층을 이루고 있다. 수유역은 명동, 서울역, 충무로 등서울의 중심 업무지구와 30분 내로 이동이 가능한 4호선이고, 인근에 오피스텔과 다세대주택이 분포해있어 1~2인 직장인 가구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수유역 상권은 수유역 7번 출구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강북구청 인근 수유역 먹자골목과 강북구청 사거리 이면 한천로 140길을 따라 이어지는 수유리 먹자골목으로 나눌 수 있다.
수유역 먹자골목에는 잡화점,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비롯해 음식점 주점, 노래방 등이 저층부에 밀집해 있고, 상층부에는 변호사, 건축사 등 구청 업무관련 사무실들이 분포를 이루고 있다. 주말이면 젊은 남녀들로 가득 메워지고 평일 저녁에도 직장인 회식자리로 이용된다. 게다가 최근 북한산을 이용하려는 등산객들의 수요까지 더해져 주말 등산복 차림의 방문객들도 증가하고 있다.
한천로 140길을 중심으로 형성된 수유리 상권은 주로 노래방과 음식점, 주점 등이 밀집해 있다. 수유역 먹자골목에 비해서는 업종이 한정되어 있고 20~30대 소비연령층을 유입시킬 만한 요소가 없음에 따라 상권의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지만, 중·장년층 및 직장인 회식자리로는 인기를 끌고 있다.
수유역 먹자골목 메인길의 매매가는 대지기준으로 평당 4500만~5000만원 내외로 형성되어 있으나 오래 보유하고 있는 건물주들이 많아 매매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 편이다. 수유리 상권의 메인길은 대지기준 2000만~3000만 원 수준으로 수유역 상권의 절반 수준의 매매가로 형성되어 있다.
수유역 상권은 지하철 역세권이라는 장점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의 요충지라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또 강북구청, 강북경찰서라는 집객시설이 위치해 있다. 소비인구 비율이 높다는 측면에서 안정적이고 활성화된 상권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단지의 아파트세대 또는 대규모 집객시설이 들어서는 등 지가상승을 이끌만한 개발호재가 없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오히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창동역 인접지에 창동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창업·문화산업단지와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향후 수유역상권의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보인다.
유민준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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