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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조 단위 빅딜 무산…신용도엔 호재? [대우건설 M&A]당초 신평업계서 부정적 기류…재무 여력, 변동성 확대 등 부담 덜어

양정우 기자공개 2018-02-12 14:29:57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9일 1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중단하면서 인수합병(M&A)에 따른 재무적 부담도 사라졌다. 당초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M&A를 두고 신용평가업계에서 부정적 기류가 감지돼 왔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행보가 신용도 측면에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였다.

국내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국신용평가가 호반건설의 장기 신용등급(A-, 긍정적)을 부여하고 있다. 한신평은 신용도 측면에서 이번 M&A를 부정적으로 지켜봤다. 공식 등급을 부여하지 않는 다른 신평사 역시 부정적 시각이 우세했다.

우선 재무 여력 저하가 불가피했다. 호반건설은 KDB밸류제6호가 보유한 대우건설 보통주 50.75%를 약 1조 6242억원에 인수할 예정이었다. 대금 납부에 시차를 두기로 했지만 조 단위 인수대금은 유동성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

신평사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 M&A로 조 단위 현금 유출과 차입 규모 확대가 예고됐던 상황"이라며 "현금성 자산과 캐시플로우를 감안해도 단기적으로 재무 안정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재무 여력은 호반건설의 신용도를 진단하는 데 핵심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시공능력순위 13위인 호반건설은 국내 주택건축 위주로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다. 주택사업에 편중된 포트폴리오 탓에 경기의 부침에도 버틸 수 있는 유동성이 중시되는 것이다.

만일 대우건설 인수가 확정됐다면 주택경기에 따른 실적 민감도는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신평업계는 보고 있다. 영업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이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자산(대우건설)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역시 국내 건축 사업에 대한 집중도(지난해 3분기 매출 기준 57.8%)가 상당하다.

신용평가사 입장에서 호반건설과 대우건설의 중장기적 시너지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호반건설측은 토목과 플랜트, 발전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자신했다. 광주와 전남을 기반으로 29년 만에 급성장한 만큼 호반건설 수뇌진은 경영 수완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국내 주택 중심인 호반건설이 해외 사업에서 얻을 시너지는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메이저 건설사로 도약한다는 호반건설의 계획은 좌절됐지만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도 없어졌다. 앞서 제기된 리스크가 모두 사라지면서 신용등급 역시 당분간 'A-(긍정적)'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대우건설이 M&A 타결 직전 해외 사업에서 33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인식한 게 전화위복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그동안 호반건설은 지속적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근래 들어 내실도 갖춰가고 있다. 그룹 계열사가 전반적으로 유동성이 제고돼 호반건설의 계열 지원 부담도 크게 축소됐다. 현재 재무 여력을 고려하면 경기 부침에 따른 대응 능력도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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