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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환율·수주절벽·자산손상' 3중고 [Company Watch]4Q 손손실 '5723억', 충당금·그린에너지 손상 여파

박창현 기자공개 2018-02-14 08:29:51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2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작년 4분기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주 절벽 여파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 환율까지 떨어지면서 기존 계약과 관련해 공사손실충당금까지 쌓아야했다. 여기에 신사업과 취소 호선 손상이 반영되면서 순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4분기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과 영업외 부문 가릴 것 없이 악재가 불거졌다. 4분기에 쌓인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는 각각 3422억원, 5723억원에 달했다. 대규모 손실 여파로 3분기까지의 흑자기조가 깨졌다.

영업 부문은 조선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2016년 수주 절벽 후폭풍이 지난해 불어닥쳤다. 2016년 4분기만 해도 조선 부문 매출은 3조원이 넘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단 한 분기도 3조원 매출을 찍지 못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매출액이 감소했다. 특히 4분기에는 간신히 2조원 턱걸이를 했다.

현대중공업
<출처 : 현대중공업 IR>

매출 감소는 자연스럽게 고정비 증가로 이어졌다. 환율도 도와주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4분기 들어 선박 수주가 집중됐다. 계약 논의가 이뤄졌던 3분기 말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1146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4분기말에 1071원까지 하락했다.

원화 강세는 신규 수주공사의 원화 환산 기준 선가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강재 인상에 따른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하면서 공사손실충당금을 쌓아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4분기 신규 수주 선박과 관련해 1602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했다. 기존 계약 역시 계약금액 하락에 대응해 505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비나신조선 등 다른 조선 자회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고정비와 충당금 등 영업손실 요인 탓에 현대중공업은 조선 부문에서만 4분기 36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선을 제외한 나머지 해양, 플랜트, 엔진기계는 모두 이익을 냈다. 조선 부문이 영업손실의 최대 원흉인 셈이다.

영업외손익에서도 대규모 손실 리스크가 있었다. 먼저 취소 호선에 대한 1681억원 규모의 자산손상이 이뤄졌다. 반잠수식 시추선(semi submersible rig)과 해양플랜트 작업선(MOCV), 해상숙박선(accommodation vessel) 선종이 대표적이다. 특히 반잠수식 시추선 취소 피해가 가장 컸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 유가하락으로 선주가 인수를 거부한 반잠수식 시추선을 떠안고 있었다. 지난해 시추설비 투자회사 노던드릴링(NODL)이 인수자로 등장하면서 해당 선박을 4300억원에 팔았다. 하지만 생산 비용을 감안할 때 매매가격은 현대중공업 측에 손해였다. 실제 생산에 참여한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총 1200억원의 순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이하 그린에너지)도 골치거리였다. 시황 개선이 늦어지면서 손실이 고스란히 쌓이고 있다. 그린에너지는 작년 3분기까지 183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브라질법인의 경우, 현지 밴더들의 영업 저하로 67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그린에너지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 지난해 1796억원의 자산손상을 단행했다. 손상금액은 모두 현대중공업 순손실로 잡혔다.

핵심 사업인 조선 부문 부진이 심각한 가운데 영업외 손실까지 더해지면서 현대중공업 또한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이 올 3월 초 1조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부진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4분기 실적이 현대중공업의 가장 최근 성적표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자산 손상도 선제적 구조조정의 일환인 만큼 오히려 시장에서 유상증자를 반등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용선 운임과 화물 가격 등 전방 산업 시황 개선이 본격화되고, 주요 조선사의 수주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인 신호로 이해하고 있다. 특히 조선과 해양 부문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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