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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화학, 재고·외상 급증…늘어난 빚 부담 [슈퍼사이클 중견 화학사]②운전자금 부족, 외부 차입 활용…부채 1760억 증가

박창현 기자공개 2018-07-06 13:03:00

[편집자주]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의 과실은 달콤했다. 원료 가격 하락, 공급 부족, 수요 증가 등 모든 가격 결정 요인들이 석유화학 업계 편이었다. 마진율이 개선되면서 한 해가 멀다하고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중견 화학사들도 유례 없는 호황기에 함께 웃었다. 하지만 취급하는 상품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게 다가왔다. 쌓인 현금을 쓰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중견 화학사들의 실적, 재무, 지배구조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2: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도화학이 수출 거래 방식 변경과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운전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금 선순환 구조가 막히면서 결국 외부에서 빌려쓰는 자금 규모가 커지고 있다. 그 결과 2년 전 2000억원 대에 불과했던 부채 총액이 올해 4000억원을 넘어섰다. 단기 차입금과 매입 채무 증가가 결정적이었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고 있는 국도화학도 어느새 부채비율이 90%에 육박했다.

국도화학은 건설과 선박, 자동차 도료 소재인 '에폭시수지'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알짜 중견 화학사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66%에 달하며 2위인 금호피앤비화학(25%)과 두 배가 넘는 격차를 보이고 있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토대로 탄탄한 수익 구조도 구축하고 있다. 에폭시 제품 의존도가 높아 수익성이 요동치기는 하지만 최근 5년간 평균 5%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매년 일정 이상의 수익을 내면서 재무 구조도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있다. 국도화학은 무리하게 사업 확장에 나서기 보다는 에폭시 시장 장악력을 토대로 일정 수준의 수익만 가져가는 보수적 경영을 하고 있다. 국도화학 부채 총액은 2010년 이후 꾸준히 2000억원 대가 유지되고 있다. 반면 순이익 누적으로 자본 총액은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2016년 말 50% 대로 떨어졌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국도화학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재무구조 또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재고자산 잔액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말만 해도 재고자산 잔액은 8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만에 1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 1분기에는 14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재고 자산 증가는 해외 거래 방식 변경과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크다. 국도화학은 창고에 제품을 저장한 후, 해외 거래처에 직접 판매하는 수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제품 저장 후 판매'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재고 부담이 늘었다는 것이 국도화학 측 설명이다.

아울러 원재료 가격이 최근 2년간 크게 오른 것도 재고 자산 증가 요인이 됐다. 실제 에폭시 수지 원료인 BPA, ECH,TBBA 가격은 2016년 톤당 1274원에서 올해 초 1914원까지 올랐다. 그 여파로 원재료 재고액 역시 올초 600억원(미착품 포함)을 넘어섰다. 이는 2016년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더해 매출채권 잔액도 증가세가 확연하다. 2016년 말 1814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채권 잔액은 이듬해 2300억원, 올해 260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재고 자산과 매출채권 증가는 결과적으로 운전자본 부족으로 이어졌다. 재고가 쌓일수록 현금화 기회가 사라지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부담이 커질수 밖에 없다. 매출채권은 외상값이나 마찬가지다.

제품 생산과 판매에도 불구하고 현금화 되지 못한 자산이 늘어나면서 국도화학은 기업 운영을 위한 운전 자본이 부족해졌다. 결국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단기로 자금을 빌렸다. 2016년만 해도 482억원에 불과했던 단기 차입금 총액은 지난해 756억원까지 늘어났다. 재고 자산과 매출 채권 규모가 더 커지자 올해는 추가로 482억원을 더 빌렸다. 이렇게 빌린 단기 차입금만 현재 1239억원에 달한다.

자금 흐름을 고려해 국도화학 스스로 외상 거래도 늘렸다. 외상 거래를 늘려 현금 지출액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지급 어음과 외상 매입금 등 매입채무 잔액은 2016년(1034억원) 이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425억원을 찍었고, 올해 1분기에는 1822억원까지 증가했다.

단기 차입금과 매입 채무는 모두 부채에 해당된다. 이에 국도화학은 최근 1년 3개월 동안 부채 총액이 2369억원에서 4138억원으로 17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빚 부담이 2배 가까이 가중된 셈이다. 부채 증가로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도 악화됐다. 2016년 말 53%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올해 88%까지 늘었다. 여전히 100% 이하의 우량한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하다.

국도화학 측은 영업환경 변화 과정에서 차입금 규모가 커진 만큼 내부 관리 수준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국도화학 관계자는 "매출 채권 네고 취급액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탓에 외부 차입이 늘었다"며 "단기간에 차입금이 많이 늘어났지만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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