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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美·日·中 '구조조정'…수익구조 개선될까 [식품업계 해외사업 리뷰]동남아·유럽 진출 전략도 마련 중

전효점 기자공개 2018-11-12 08:26:32

[편집자주]

국내 식품업계는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 한계를 넘기 위해 짧게는 수년전에서 길게는 수십년 전부터 해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970년대 해외 진출 초기에는 재외 교포를 대상으로 라면과 간장, 김치를 판매하면서 시장을 익혔다.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오늘날 '식품 한류'의 주역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더벨은 국내 식품기업들의 글로벌 도전기와 성패를 좌우한 전략 변화, 현 주소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6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풀무원그룹은 풀무원식품 아래 해외 식품 자회사로서 중국, 미국, 일본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풀무원의 글로벌 사업은 1991년부터 미국 진출을 계기로 시작됐지만, 매출이 본격화된 것은 2010년 이후 중국과 일본 법인을 차례로 설립하면서다. 지금까지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미국 법인이 해외 식품사업에서 단일 국가로는 가장 높은 매출을 거뒀지만, 최근에는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한 일본 법인이 바싹 뒤를 좇고 있다.

최근 수년간 미·일·중 세 시장에서 풀무원 식품사업의 초점은 두부 제품군으로 집중돼왔다. 풀무원은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두부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 전략을 펼치는 데 집중해왔다. 두부 문화가 발달한 일본 시장에서는 니치마켓을 겨냥해 다양한 종류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유통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 북경 공장에 두부와 두유 라인을 확충하고 두제품군 마케팅과 편의점·O2O 유통을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가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2016년 현지 1위 브랜드 나소야를 인수 합병을 계기로 아시안 두부 수요와 육류 대용으로 두부를 찾는 채식주의자 및 로하스 수요를 공략해나가고 있다.

2018 11 풀무원

◇'두부' 힘 싣는 미국 법인 풀무원USA, '적자 탈출' 돌파구 될까

1991년 설립된 풀무원USA는 미국 내 두부 제품과 냉장 파스타, 소스 및 신선식품 등을 제조해서 유통하고 있다. 진출 초기에는 주로 한국 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수출에 그쳤지만, 2000년대부터는 인수합병을 통해 현지 제조·유통 기반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2004년에는 미국 유기농 식품회사인 와일드우드내추럴푸드(현재 풀무원푸드USA)를 인수해 아시아 식품을 주류 유통 채널을 확보했고, 2009년에는 몬트레이고르메푸드(현재 풀무원푸드USA)를 인수해 냉장 파스타와 소스 등 HMR 제품군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2016년에는 비타소이로부터 미국 두부 1위 브랜드인 나소야를 인수해 두부 제품군을 강화했다.

미국 식품 사업은 최근 5년간 연매출 1000억원대 초반, 200~300억원대의 당기순손실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두부 사업에서는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냉장 파스타 사업 등에서는 경쟁 격화로 매출이 저하된 상태다. 이때문에 풀무원USA는 나소야푸드 인수를 기점으로 올해까지 두부 제품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생산 제품군 전반에 걸쳐 품목 조정 등의 생산 합리화를 추진하면서 적자폭을 좁혀나가고 있다.

◇일본 법인 아사히코, '차별화 전략' 기반 구조조정·설비투자

풀무원은 2014년 일본 4위 두부업체 아사히식품공업을 인수를 계기로 일본 시장에서 두부와 유부 제품을 중심으로 한 식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일본 사업은 2014년 인수합병 이후로 1000억원대 내외의 비슷한 실적을 유지해오고 있다. 당기순손실은 인수 후 이어진 구조조정과 신규 투자 때문에 올해까지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아사히코는 2015년부터 현지 공장에 대한 설비 투자와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규 생산라인에 대한 설비 투자는 차별화 전략에 중점을 두고 이어졌다. 오마치공장은 2015년 생산라인을 추가로 구축했고, 교다공장은 지난해까지 커트두부와 충진두부, 튀긴두부 라인을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그 결과 출시된 신제품인 컷 두부, 디저트 두부, 생식용 두부 등은 모두 공급 경쟁이 격화된 현지 두부 시장의 니치(niche)를 겨냥해 기획된 독특한 상품군이다.

올해는 노후된 공장을 폐쇄하고 기존 공장과 통합하는 한편, 관동·관서 지방 벤더 물류사와 협력해 물류 체계를 재구축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아사히코 인수 당시 손자회사였던 홈식품과 경아 등을 구조조정 과정에서 올해 6월까지 차례로 정리, 사업 구조 재편을 완료했다.

구조조정의 결과 지난해 매출은 1132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3% 감소한 54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기순손실 규모 역시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아사히코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손실은 31억원이다.

◇8년차 중국 법인, 한한령에도 '두부·면류' 든든

풀무원은 2010년 말 상해포미다식품유한공사와 북경포미다녹색식품유한공사를 설립하면서 중국에 진출했다. 설립 8년째인 지난해 기준 상해포미다는 41억원, 북경포미다는 16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양사는 꾸준한 속도로 성장을 거듭해왔지만, 아직 손익분기점은 넘지 못하고 당기순손실을 누적하고 있다.

풀무원은 중국 진출 초기 떡류 사업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냉장면류, 김치, 냉동만두로 제품군을 넓혔다. 지난해 부터는 북경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두부 생산을 시작하고 현지 주요 유통채널에 '푸메이뚜어(풀무원의 현지 발음) 두부'를 확산하는 데 집중했다. 중국 법인의 새로운 동력이 된 두부와 면류 사업은 한한령으로 한국 식품에 대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던 가운데서도 중국 법인 매출의 든든한 견인차가 됐다. 올해 회사는 북경 공장에 두부 라인뿐만 아니라 두유 라인도 가동을 시작, 두부 제품군 확장에 적극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새로운 소매 유통 채널인 편의점과 O2O 채널 개척을 위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미국과 일본, 중국 사업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유럽까지 진출하는 글로벌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로하스 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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