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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광고 지주사' 지투알, 8년만에 수장 바꾼 까닭은 8년째 영업익 100억대 정체, 해외 판매망 확보 등 투자 필요

심희진 기자공개 2018-12-03 08:31:4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30일 15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 광고 지주사인 지투알이 신임 대표이사에 정성수 HS애드 어카운트 서비스 1사업부문장(부사장·사진)을 내정했다. 2010년 말부터 지투알을 이끌어온 김종립 대표이사는 8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7.정성수 지투알 대표이사 부사장(승진, 선임)
이번 인사에는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경영진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광고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데 비해 지투알의 성장속도는 더딘 편이다. 2010년부터 매출총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긴 하지만 연평균 증가율은 한자릿 수에 그치고 있다. 영업이익은 8년째 100억원대에 갇혀있다.

신임 정 대표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 합작법인(JV) 등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지투알은 1962년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의 선전실로 출범했다. 이후 1984년 LG애드를 설립해 종합광고회사로의 첫 발을 디뎠다. LG애드는 5년만에 1000억원대 취급액을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취급액은 광고업계 성과지표 중 하나로 각 업체가 수주한 광고의 제작비, 수수료 등을 합친 금액이다.

LG애드가 변곡점을 맞은 건 2002년이다. 외환위기 여파로 LG그룹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광고사인 'WPP'로 매각됐다. WPP는 2004년 지주사인 지투알을 설립한 뒤 LG애드를 자회사로 운영했다. 2008년 3월에는 LG애드 사명을 HS애드로 변경하기도 했다.

같은 해 7월 LG그룹은 WPP로부터 지투알을 인수해 다시 한 번 광고시장에 진출했다. 동시에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사장)가 설립한 엘베스트도 사들여 덩치를 키웠다. 그 결과 '㈜LG→지투알→HS애드·엘베스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적을 옮긴 지투알은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국내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2010년만 해도 4개에 불과했던 해외거점은 5년만에 25개로 늘었다. 소비자가 각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리테일 사업도 강화했다. 매장 재단장, 옥외 켐페인 등 현장 프로모션을 늘린 것이 대표적이다. '남과 다름(The Difference)'을 비전으로 삼고 배달의민족, 신세계닷컴 등 독특한 캠페인을 추진하는 데도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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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적극적인 노력에도 성과는 미미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지투알의 영업이익은 100억원대 안에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경쟁사인 대홍기획이 2015년에 이미 영업이익 200억원을 돌파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투알과 대홍기획은 국내 광고업계에서 취급액 기준 3, 4위를 다투고 있다.

매출총이익의 경우 해마다 늘고 있지만 연평균 성장률은 한자릿 수에 불과하다. 광고업계는 전체 매출액에서 광고사가 협력사에 지불해야 할 비용 등을 제외한 매출총이익을 외형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투알은 중국, 영국, 베트남 등에서 수년째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현지 네트워크 확보에 실패한 데다 환율 등의 영향이 더해진 탓이다. 특히 브라질법인은 자금 지원, 대출 등의 노력에도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LG그룹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8년만에 수장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정성수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정 대표는 2008년 엘베스트에 입사해 광고본부를 이끌었다. 2015년에는 HS애드로 적을 옮겨 기업 마케팅을 총괄했다.

정 대표는 해외 영업망을 정비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적자 법인을 없앰과 동시에 적극적인 투자활동으로 현지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이 과제다. 최근 국내 광고업계엔 M&A, 합작법인(JV) 등을 통한 해외시장 공략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제일기획의 아이리스(Iris), 이노션의 데이비드앤골리앗(D&G)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에 거점을 마련하는 것보다 현지업체와 맞손을 잡는 것이 이미 구축된 판매망을 즉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그간 투자활동에 소극적이었던 만큼 지투알의 곳간은 두둑히 채워진 상태다. 지난 9월말 기준 지투알의 현금성자산은 약 1320억원이다. 이는 시가총액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사세 확장을 위한 M&A, JV 등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정 대표의 과제다. IT(정보통신) 산업 발달로 광고 유형이 텔레비전, 신문 등 전통매체에서 모바일, 온라인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투알은 2016년 중국 위챗(WeChat), 바이두(Baidu) 등 현지 플랫폼을 활용해 마케팅 대행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7년부터 중국법인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략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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