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인수 참여 고심…예상 시나리오는 [NXC매각]GDR 발행 대금 활용 가능성…2대 주주 텐센트와 협력 가능성 무게
정유현 기자공개 2019-01-31 08:07:13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0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NXC 인수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인수 후보로 중국 기업인 텐센트와 글로벌 사모펀드 등이 거론됐는데 국내 기업인 카카오가 검토에 나서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분위기다.다만 카카오가 10조원 규모로 거론되고 있는 NXC를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무리다. 2대 주주인 텐센트와 투자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법이나 우호적 관계를 이어온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손잡는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
30일 카카오에 따르면 NXC 인수전을 내부에서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M&A관련 전문 인수 자문사를 선정할 예정이지만 아직 그 단계까지 논의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도이치증권이 카카오를 초청해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고 알려졌지만 IM 수령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NXC 인수전에는 미국계 KKR, 칼라일, MBK파트너스 등 글로벌 사모펀드와 골드만삭스와 함께 중국 게임 업체 텐센트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텐센트가 골드만삭스에 인수자문 맨데이트를 부여하고 NXC에 대한 적정 가치산정 등 입찰 준비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략적 투자자(SI)로는 미국 게임회사 EA와 디즈니 정도가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XC 인수전이 해외 업체 위주로 진행되는 분위기 속에 카카오의 참여로 국내 대표 게임사가 해외 자본에 팔릴 수 있다는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가 NXC 인수전에 본격 뛰어들 경우 인수 형태와 이를 위한 자금 마련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다.
카카오는 안정적 재무 상태와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NXC 인수전에 단독 참여하기에는 보유 자산 규모가 크지 않다.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집행할 경우 현금흐름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제기되는 것이 텐센트나 글로벌 사모펀드와의 합종연횡 방식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 규모는 1년 내 현금화 할 수 있는 단기상품을 포함해 1조2500억원 수준이다. 카카오 전체 연결 기준으로는 2조2300억원 규모다. 지난해 초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로 1조원 규모 자금이 유입되며 전년 대비 유동성이 늘었다.
GDR 발행 목적이 게임 및 콘텐츠에 대한 투자였던 만큼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NXC 인수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카카오는 관련 분야에 1000억~2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8000억원 가까운 GDR 실탄이 남은 만큼 투자 컨소시엄에 참여해 이 금액을 투입할 수 있다. 또 2016년 1조8700억원 규모의 옛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처럼 대출과 채권발행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 더 큰 규모로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카카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카카오뱅크 대주주 승인을 얻어 추가적으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 수천억원의 자금을 쓰게 된다면 NXC 인수전에 필요한 자금은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이 때문에 텐센트와의 협업에 무게가 실린다. 텐센트가 과거 약 10조원 규모의 게임사 슈퍼셀을 인수할 당시 7개의 투자사를 끌어들여 투자 컨소시엄(펀드)을 구성해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텐센트가 카카오의 2대 주주이자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에도 투자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텐센트가 구성하는 컨소시엄에 카카오가 참여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넷마블이 인수전에 거론되는 것도 텐센트가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게임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후 카카오게임즈는 사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IPO를 재추진할 예정으로 카카오와 넥슨과의 지분 관계가 생길 경우 기업 가치를 더 높게 인정받을 수 있으며 사업적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까지 내부에서 검토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자문사를 선정한 것도 아니고 인수 방식,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 것이 아니다"며 "GDR 발행 자금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고 텐센트와도 어떤 관계로 인수를 추진할 지 등은 정해진 바가 없는 단계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주 NXC 대표가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 지분은 98.64%다. 넥슨은 일본에 상장한 회사로, 시가총액이 약 14조원에 달한다. 이중 NXC가 보유한 지분(47.98%) 가치는 6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거래가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IB 업계에서는 NXC가 게임 사업만 떼어내는 등 몸집을 줄여 거래를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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