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가 된 대림산업 종속기업 삼호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점검]글로벌금융위기·회계기준 변경 탓 2011년 종속사 이탈, 2017년 실질지배력 회복
김경태 기자공개 2019-03-07 10:27:17
[편집자주]
국제회계기준은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는 원칙 중심의 회계다. 경영자의 재량권을 폭넓게 허용하면서도 회사의 경제적 실질을 충실하게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지분율과 함께 고려되는 '사실상 지배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은 기업들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논란의 핫이슈가 된 이래 기업들의 지배력 판단이 이전보다 엄격해졌다. 연결종속회사와 관계회사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과 그 변화를 더벨이 확인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6일 16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은 총 26곳의 종속기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가장 몸집이 큰 곳은 삼호다. 삼호는 60여년 전 탄생한 건설사로 1980년대 대림그룹의 식구가 됐다. 대림산업은 줄곧 삼호를 자회사로 거느렸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후 경영 악화와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인해 지배력을 상실하기도 했다.그 후 삼호는 채권단 관리를 거쳐 대림산업의 종속기업으로 복귀했다. 올해는 11년 만에 배당을 결정할 정도로 정상화를 이뤘다. 1조원에 육박하는 삼호의 외형은 대림산업의 연결 회계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
◇전두환 정부 산업합리화 조치 때 인수, 2009년 워크아웃 돌입
삼호는 대림그룹이 탄생하던 때 계열사가 아니었다. 1956년 ㈜천광사라는 상호로 설립된 삼호그룹의 일원이었다. 1968년 건설업 면허를 취득하고, 1976년부터는 해외공사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뉴욕 등 세계 각지에 지점을 설치할 정도로 활발히 사업을 펼쳤다.
그러다 전두환 정부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 전두환 정부는 1986년 산업합리화조치로 삼호그룹을 해체했다. 당시 대림그룹은 삼호와 오라관광을 인수해 식구로 만들었다. 인수주체로는 대림산업이 나섰다. 조봉구 전 삼호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 조봉시씨 외 6인의 주식 192만5990주(41.86%)를 인수했다.
삼호는 대림그룹에 속하게 된 후 매년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지만,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가 불어닥치면서 경영 악화를 겪었다. 주택경기가 침체하면서 미수금이 증가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으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결국 2009년 1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K-IFRS 적용으로 종속사 이탈, 7년만에 실질지배력 회복
대림산업은 삼호가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후에도 연결 종속사로 분류했다. 이는 종전의 기업회계기준(K-GAAP)을 따랐기 때문이다. K-GAAP에서는 지분율이 30%가 넘고 최대주주일 때 종속사로 분류할 수 있었다. 당시 대림산업은 삼호의 지분 46.76%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2011년부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K-IFRS에서는 지분율 50% 이하인 자회사도 종속기업이 될 수 있지만, '실질 지배력'이나 '사실상의 지배력'을 가져야 했다. 대림산업은 채권단이 경영에 관여하고 있어 삼호에 대한 실질 지배력이 없다고 판단했고,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으로 분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영 악화와 회계기준 변경 탓에 삼호를 품에서 떠나 보내야 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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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림산업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의한 경영 정상화 계획을 위한 약정을 체결했다"며 "자구계획 등을 이행해야 하고 별도의 요건이 충족될 경우 경영권 및 소유 지분에 관한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삼호의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면서, 대림그룹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 대림산업은 2017년 6월 말 우리은행 외 8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삼호의 주식 472만5000주를 630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취득 후 지분율은 72.95%로 올라갔다.
대림산업은 2017년 3분기부터 삼호를 종속사로 편입했고, 연결 실적에 도움이 됐다. 대림산업은 2017년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연결 매출은 12조3355억원으로 전년보다 25.2%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000억원을 돌파했다.
삼호는 작년에도 호실적을 거두며 대림산업 연결 실적에 보탬이 됐다. 작년 매출은 9655억원으로 전년보다 12.5%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909억원으로 8.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645억원으로 0.1% 감소했다. 삼호는 경영 정상화를 바탕으로 11년 만의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달 말 보통주 1주당 250원의 배당을 결의 했고, 배당금 총액은 약 38억원이다.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이 통과되면, 2007년 이후 첫 배당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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