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진 라온건설, 특수관계자 매입채무 급증 [중견건설사 재무 점검]자산 2000억 돌파, 부채비율 급등…종속사 포항 미분양 해소 관건
김경태 기자공개 2019-06-04 13:12:00
[편집자주]
2010년대 중반부터 지방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신흥 중견 건설사들이 탄생하고 위기를 이겨낸 건실한 건설사가 성장을 구가하는 등 중견 건설사의 전성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규제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침체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중견 건설사 사이에 감돌고 있다.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3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온건설은 손천수 회장이 이끄는 건설사다. 글로벌금융위기 이전에는 중소건설사에 불과했지만, 최근 주택 자체사업을 통해 사세를 급격히 불리며 어엿한 중견 건설사로 올라섰다. 작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자산이 2000억원을 웃돌면서 역대 최대 몸집을 기록했다.라온건설의 몸집이 급격히 커지는 가운데 재무적으로 불안 요소도 존재하고 있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흔들리고 있다. 또 종속사가 부진한 성과를 거두면서 연결 회계에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첫 자산 2000억 상회, 내부거래 매입채무 증가
라온건설은 손 회장이 1986년 창업한 곳으로 애초 상호는 '서광'이었다. 경남 마산을 기반으로 사업을 펼친 영남의 중소건설사였다. 과거 진행한 주택사업은 마산, 양산, 진해, 창원 등 경상도 지역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다 2000년대부터 변화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광주 북구 매곡동에 아파트를 짓고, 경기 성남에 오피스텔을 만드는 등 다른 지역으로 보폭을 넓혔다. 그 후 2004년 라온건설로 이름을 바꿨다.
사명을 바꾼 후에도 라온건설은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중소건설사 규모를 유지했다. 2011년에 매출이 1886억원으로 전년보다 3배 이상 급증했는데, 이는 계열사 라온레저개발에서 라온프라이빗컨트리클럽(CC)을 짓는 라온프라이빗타운 공사를 발주했기 때문이었다. 반짝 성장을 기록한 후 이듬해부터 다시 매출 규모가 확 줄었다.
그러다 부동산 경기가 활기를 띄던 2014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졌다. 2014년과 2015년 매출이 각각 800억원을 넘었고, 2016년에는 2000억원을 웃돌았다. 2017년에는 3842억원을 거뒀고, 작년에는 4474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계열사들이 전국 각지에서 진행한 다수의 주거시설 공사를 도맡으면서 중견건설사급으로 올라섰다.
|
실적 성장과 더불어 몸집도 커졌다. 라온건설의 자산은 2013년 말 238억원에 불과했다. 그 후 4년 연속 자산 증가를 이뤘다. 작년 말에는 2439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7.3%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몸집이 급격하게 불어나는 과정에서 재무안정성은 흔들렸다. 라온건설의 부채비율은 2013년 말 69.6%였다. 그러다 이듬해 말 194.5%로 급등하면서 상승세에 있었다. 작년 말에는 436.3%로 전년 말에는 38.2%포인트 올라갔다. 2015년 이후 3년 연속 상승이다.
작년에도 당기순이익을 남긴 덕분에 이익잉여금이 늘었고, 자본이 역대 최대 수준인 454억원이었다. 하지만 부채의 증가 폭이 더 컸다. 작년 말 1984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9.6% 늘었다. 부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매입채무가 1553억원으로 23.9% 확대한 영향 때문이다.
라온건설의 매입채무는 대부분 특수관계자들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라온산업개발과 라온토건과의 거래에서 기존보다 매입채무가 늘었다. 특히 라온종합건설과의 거래에서 작년에 매입채무가 새롭게 잡혔는데 1262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수관계자와 얽혀 있는 점이 라온건설의 재무에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라온건설은 시공사로 계열 내에서 공사를 수행하기 때문에 차입금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다. 작년 말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은 각각 20억원, 125억원이다. 이자보상비율은 2010년부터 작년까지 줄곧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는 529%다.
|
◇종속사 하나파트너스디앤티, 미분양 해소 관건
라온건설은 계열에서 시공사를 맡고 있어 매출 대부분이 공사수익이다. 그러다 2017년과 작년 연결 매출에 분양수입이 잡혔다. 이는 2016년 만들어진 종속사 하나파트너스디앤티의 분양수입이다.
하나파트너스디앤티는 경북에서 '포항 라온프라이빗 스카이파크' 시행을 하고 있다. 2017년과 작년에 각각 38억원, 164억원의 분양수입을 인식했다. 라온건설의 연결 손익계산서에 반영됐고 매출 증가에 일부 보탬이 됐다.
하지만 하나파트너스디앤티가 포항 현장의 분양률을 개선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라온건설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포항 라온프라이빗 스카이파크 아파트 분양률은 63.32%다. 상가의 경우 분양률이 0%다. 잔여 물량 해소가 지지부진하면 하나파트너스디앤티의 재무 개선이 더딜 수 있고, 이는 그대로 라온건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나파트너스디앤티는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3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작년 말 부채는 31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4.7% 증가했다. 하나파트너스디앤티는 한국주택금융공사와 대구은행에 대한 채무에 관해 라온건설로부터 보증을 제공받고 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신균 LG CNS 사장 승진, 'IPO 완수' 중책
- [2024 이사회 평가]'호황 수혜' 일진전기, 부진 속 희망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행동주의 타깃' DB하이텍, 선방 항목 수두룩
- LG전자, 달라진 인사코드 '최소 승진·대폭 재편'
- '침묵 길어진' 이재용 회장, 최후진술에 쏠린 눈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기업가치 상승 키워드 '신사업·주주환원·인도'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저평가 극복 시급한데…'EV 캐즘·중국 LCD 공습' 고심
- 물적분할·유증 넘치는 국장, 삼성전자가 보여준 '격'
- [Company Watch]'M&A 대어' HPSP, 호실적·고객사 다변화 잰걸음
- '삼성전자 이어 물산까지' 주담대 초유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