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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보고서 점검]삼성물산·엔지니어링, 앞서가는 사외이사 평가대림산업 "도입 예정", 현대건설·IS동서 등 "반영 고려"…다수 건설사 독립성 문제 거론

김경태 기자공개 2019-06-12 09:30:35

[편집자주]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기업들이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시작된 이번 제도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공개하는 제도다. 더벨은 이번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개를 계기로 삼아 주요 기업들의 15대 지배구조 준수 지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1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외이사는 회사 외부 인물이 선임돼 내부 의사결정을 견제하면서 기업투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사외이사 제도의 문제점도 존재한다. 오랜 기간 재직하면서 권력화가 이뤄질 수 있고, 임기 동안 불성실하게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핵심지표와 핵심원칙에 사외이사와 관련한 내용을 넣었다. 특히 기업이 사외이사의 활동을 평가해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뒀다.

상장 건설사 중 사외이사 평가를 하는 곳은 소수에 불과했고, 평가 결과를 사외이사 보수 지급과 재선임 여부에 반영하는 곳은 더 적었다. 일부 건설사에서는 앞으로 핵심원칙을 준수하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지만, 핵심원칙을 반박하는 듯한 내용을 넣은 건설사도 있었다.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유일한 평가 반영…대림산업 "도입 예정"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작년 말 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로 전환할 계획을 밝히던 당시 '기업지배구조 핵심원칙' 10가지를 정했고, 제출 대상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 본문을 작성했다. 핵심원칙 중 이사회 부분에는 사외이사의 책임과 사외이사 활동의 평가 2가지 원칙이 들어갔다.

이 중 사외이사 활동의 평가는 2가지의 세부원칙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사외이사의 평가는 개별실적에 근거해 이뤄져야 하며, 보수는 직무수행의 책임과 위험성, 투입한 시간 등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원칙이다. 두 번째는 '사외이사의 평가 결과는 보수 산정 및 재선임 결정 등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지배구조보고서 핵심원칙 '사외이사 활동의 평가' 부분

지배구조보고서를 제출한 상장 건설사 중 보고서 본문에 사외이사의 활동을 평가한다고 밝힌 곳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지에스(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이다. 이 중 평가 결과를 반영하는 곳은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다.

삼성물산은 이사회 및 위원회의 연간 운영 내역과 이사들의 활동 내역 등에 대한 분석과 자체 평가를 하고 있다. 주요 평가 기준은 출석률과 의무 준수 여부, 회사 경영에 대한 이해도, 전문성 등이다. 다만 평가 결과는 재선임 때만 반영한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임기 중의 평가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재선임 추천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보상의 경우 보고서에 "직무 수행의 책임과 투입한 시간 등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삼성물산과 비슷하다. 사외이사 활동 전반에 대한 평가를 회의 참석률, 전문성, 이해도 등의 내부기준에 따라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보고서에 "평가 결과를 사외이사 활동 지원을 개선하고 이사회와 위원회 구성의 적절성을 검토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고 재선임 결정의 근거자료로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평가 결과는 보상과 연동하지 않고 기본 급여와 회사 업무로 인한 경비에 한정하고 있다.

상장 건설사, 핵심원칙 사외이사 평가 여부

해당 핵심원칙을 앞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건설사는 대림산업이다. 대림산업은 현재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제반 여건을 고려해 평가 시스템 구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평가 시스템이 구축되면 평가 결과를 사외이사의 보수 산정과 재선임 결정 등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입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곳은 현대건설과 태영건설, 아이에스(IS)동서, 한진중공업이다. 현대건설은 사외이사 활동에 대한 평가는 이미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보고서에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는 자가진단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므로, 해당 결과로 보수산정과 재선임 결정에 대한 근거자료로 활용하고 있지 않다"며 "향후 사외이사 평가 및 결과에 따라 보수산정, 재선임 결정에 대한 근거자료 활용에 대하여 검토할 것"이라고 기재했다.

태영건설과 IS동서, 한진중공업은 현재 사외이사 평가를 하지 않고, 구체적인 평가 방법도 없다. 하지만 태영건설은 사외이사 평가체계를 검토하면서 재선임 결정과 연계하는 방안을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IS동서 역시 임기 만료 후 재선임 추천이 있을 경우 전문성, 직무공정성, 윤리책임성, 참석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할 계획이다. 다만 보상에는 반영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평가 방법 마련과 더불어 보수와 재선임 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관과 이사회 규정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적었다.

◇대우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독립성 문제 거론

다수의 건설사가 사외이사의 독립성 문제를 꺼내면서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반영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아 핵심원칙과 어긋나는 듯한 내용을 적어 눈길을 끌었다. 우선 지에스(GS)건설은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평가 결과의 반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보고서 본문에 "사외이사의 보상이 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지면 경영진에 대한 독립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판단해 사외이사의 평가와 보상을 연동하고 있지 않다"고 적었다.

사외이사 평가를 하고 있지 않는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 두산건설 역시 비슷한 입장이었다. 모두 보고서에 독립성 문제를 거론했다. 평가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곳 중 태영건설과 한진중공업에서도 독립성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

김미정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 사무관은 "기업의 사외이사를 보면 단순히 친분을 이유로 또는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서 사외이사가 돼 기업에 대해 아무런 이해 없이 안건에 찬성만 하는 경우가 있다"며 "게을리 재직하는 경우가 있어 사외이사의 성실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핵심원칙에 사외이사의 평가 결과 반영이 들어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보고서 핵심원칙은 OECD와 G20의 기업지배구조 원칙과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 등에 있는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보고서 본문에 사외이사 활동의 평가 핵심원칙과 세부원칙 표를 넣었을 뿐 평가와 관련한 내용이 없었다. 단지 이사의 보수에 관한 내용만 적었다.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에서 승인한 한도 내에서 지급되고, 세부집행은 대표이사에 위임해 결정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두산중공업은 평가를 진행하지 않지만, 사외이사를 전담 지원하는 IR팀에서 개별 사외이사의 회의 참석률 등 직무수행에 관련된 활동 내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 지에 대한 내용은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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