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수주 점검]SK건설, 터널 끝 '유럽 낭보' 빛 보인다영국·벨기에 프로젝트 연이어 따내, IPO 추진 긍정적 영향 예상
김경태 기자공개 2019-07-11 09:03:34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의 해외시장 개척은 주택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일종의 탈출구로 여겨진다. 국내일감이 줄어들수록 해외시장에서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할 대안이 없어서다. 그러나 필요성 인식에도 해외수주 기근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과거 저가수주에 따른 대규모 부실사태를 겪은 후 내부 수주심사 수위를 최고치로 높인 데다가 저유가 탓에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의 발주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현황과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0일 13: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건설이 지난해 여름에 발생한 라오스 댐 사고 여파로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에서 크게 부진했지만 유럽에서 잇달아 일감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서 침체기를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과 벨기에에서 따낸 공사를 수주로 인식하면 금액 증가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 들어 감소 추세인 해외 수주잔고의 반등도 가능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SK건설의 해외사업이 기업공개(IPO)의 키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SK건설, 해외수주 침체 끝 유럽서 '낭보'
SK건설에게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는 암흑과 같았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의 계약액은 3889만달러다. 전년 동기의 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국내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대형 건설사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SK건설은 올해 상반기에 1건의 해외 수주를 했다. 올해 3월 아랍에미리트의 에티하드 레일웨이가 발주한 '2단계 에티하드 철도 건설 공사 A공구'를 따냈다. 이 사업은 구웨이파트(Ghweifat)에서 루와이스(Ruwais)까지 총연장 139㎞의 철도노선을 신설하는 공사다. SK건설은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와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했다. 총 공사금액은 4억2000만달러인데 SK건설의 계약금액은 1억7780만달러다. 공사기간은 올해 3월부터 2023년 1월까지다.
대형 공사를 따냈지만 기존의 다른 프로젝트에서 계약금액의 변경이 이뤄지면서 해외건설협회에서는 전체 금액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기간 계약금액 마이너스(-)를 나타낸 프로젝트는 베트남 롱손 석유화학이 발주한 '롱손 페트로케미컬(LSP) 콤플렉스 프로젝트_PKG.A(올레핀 플랜트 및 탱크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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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SK건설이 작년 라오스 댐 사고 발생 후 분위기가 침체한 상황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에 1건이라도 신규 수주를 이어간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더구나 최근 유럽에서 잇달아 공사를 따내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SK건설은 지난달 초 런던교통공사(Transport for London)가 발주한 실버타운 터널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아직 계약 체결 전이라 수주로 인식되지는 않은 상태로 하반기에 반영될 전망이다.
해당 사업은 영국 런던의 실버타운 지역과 그리니치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템스강 하부를 통과하는 총연장 1.4km, 직경 12.4m의 편도 2차선 도로터널 2개소를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는 약 10억파운드(1조5000억원) 규모다.
SK건설은 호주 맥쿼리, 스페인 신트라, 영국 애버딘, 네덜란드 밤 등 4개 회사와 투자 컨소시엄 '리버링스(RiverLinx)'를 구성해 사업에 참여했다. SK건설의 리버링스 투자지분은 10%다. 리버링스와 별도로 SK건설은 스페인 페로비알 아그로망, 영국 밤 누탈과 함께 시공 컨소시엄을 구성해 EPC(설계·조달·시공)를 담당한다. SK건설의 지분은 20%다.
지난달 벨기에에서도 낭보가 있었다. SK건설은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INEOS)가 발주한 벨기에 안트베르펜 석유화학단지 내 PDH 플랜트 건설 기본설계 프로젝트를 따냈다. 수주금액은 1420만달러(약 170억원) 규모다. SK건설은 이번 플랜트 기본설계를 약 12개월간 수행하는데 이후 추가로 발주될 예정인 설계·조달·시공(EPC) 본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이 공사의 수주금액은 약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로 초대형 프로젝트의 수주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IPO 키포인트 부상 전망도
SK건설의 해외 수주 회복이 향후 IPO 추진에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작년 사고 발생 후 해외 수주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이는 전체 일감의 감소와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실제 SK건설의 올해 1분기 말 해외 수주잔고는 5조6793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0.9% 줄었다. 전년 동기보다는 13.6% 감소했다. 전체 수주잔고는 21조6758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8%, 전년동기보다 1.1% 축소됐다. 해외에서의 일감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전체 먹거리 감소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런 부정적인 상황은 IPO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SK건설이 잇단 해외 수주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IPO 추진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생겼다. 영국과 벨기에에서의 수주가 본격적으로 인식되고 다른 수주로 연결된다면, IPO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외사업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결됐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여전히 IPO에 관심을 두고 있고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때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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