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로 튄 인보사 불똥…바이오 IPO 위축되나 NH증권·한국증권 ECM '압수수색'…주관사 무리한 수사, 책임범위 우려
양정우 기자공개 2019-07-16 08:49:09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5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사태'의 불똥이 결국 상장주관사로 튀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주식자본시장(ECM) 파트가 압수수색을 당하는 시련을 겪고 있다. 올 들어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을 지탱해온 바이오 IPO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NH증권·한국증권, 압수수색…바이오 IPO, 주관사 역할 확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ECM 부서가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하자 IB업계에선 벌써부터 바이오 IPO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증권사 IPO 임원은 "검찰의 수사 방향과 주관사의 혐의가 아직 공식적으로 표명되지 않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바이오 IPO에 대한 접근법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임상 단계가 상당히 진행되지 않은 바이오 기업의 경우 IPO를 맡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기술을 확보해도 국내외 기관의 공식적 인증을 받지 못하면 IPO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사기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측은 코오롱티슈진이 허가 내용과 다르게 인보사에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유래세포가 들어간 사실을 인지하고도 허위자료를 제출해 IPO에 나섰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바이오 IPO의 호황을 맞아 바이오 딜의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 애를 써왔다. 메이저 증권사를 위주로 바이오 IPO만 전담하는 인력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전문 인력도 바이오 기업마다 천차만별인 신약후보 물질과 작용기전을 세세하게 파악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IB 파트는 신약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 바이오 업체의 상장파트너 역할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증권사 IPO 팀장은 "만일 상장주관사가 발행사와 함께 고의적 의도를 갖고 사기 행각에 합류했다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인보사 사태처럼 의학 전문가도 사전에 쉽게 알 수 없는 사건을 상장주관사가 미리 인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압수수색 여파로 자칫 바이오 IPO에 대한 상장주관사의 책임 범위가 확대될까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금융 당국과 한국거래소에서 어떤 식으로든 주관사의 역할을 키우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바이오 IPO 위축 우려…상반기 IPO 떠받친 효자
IPO 시장에선 상장주관사의 부담에 바이오 IPO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국내 IPO 시장에선 바이오 쏠림 현상이 심화돼 있다. 상반기 상장을 완수한 IPO 기업 가운데 셋 중 하나가 바이오 업체였다.
올해 상반기 IPO 시장에선 빅딜이 실종됐지만 바이오 IPO 덕에 예년 수준의 발행규모를 유지했다. 상반기 코스피 IPO의 공모규모(2276억원)는 2018년(2770억원)과 비교해 17.8% 감소했으나 코스닥 IPO의 공모규모(1조1411억원)는 2018년(5376억원)보다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바이오 섹터는 코스닥 IPO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부터 HLB의 임상 지연까지 바이오 악재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여기에 상장주관사가 바이오 섹터를 기피하기 시작하면 IPO 시장이 침체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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