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그룹, 새롭게 찾은 '알짜 시행사' 활용법 계열사 정리 기조 속 대호개발·한영개발 한진칼 지분매집, 사실상 첫 외부 투자
김경태 기자공개 2019-10-11 13:12: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0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그룹이 한진칼 지분매집을 위한 주식 매입주체로 공공택지 입찰 목적으로 만들었던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을 전면에 내세웠다. 반도그룹은 다른 중견 건설사들처럼 택지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다수의 계열사를 만들었다. '벌떼 입찰'이 어려워지면서 계열사를 정리하는 기조가 형성된 가운데 법인을 활용해 새로운 투자에 나서 눈길을 끈다.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이 확보한 땅에서 분양사업을 해 자금력이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시행법인 정리 기조 속 신규 투자에 동원
반도그룹이 한진칼 지분 매입을 위해 내세운 계열사는 대호개발과 한영개발, 반도개발이다. 각각 145만7000주(2.46%), 103만8000주(1.75%), 50만주(0.85%)를 사들였다. 이 중 반도개발은 권홍사 회장의 장남인 권재현 상무가 최대주주인 곳으로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계열사로 평가받는 곳이다. 반면 각각 100만주 이상씩 매입한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은 반도종합건설의 100% 자회사로 그간 반도그룹에서 크게 눈에 띄었던 계열사는 아니었다.
|
반도그룹은 다른 중견 건설사들처럼 2010년대 초중반에 공공택지 입찰 참여를 위해 다수의 계열사를 설립했다. 공공택지 입찰은 대부분 추첨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당첨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하는 전략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반도그룹은 반도건설과 반도종합건설 2곳을 활용해 법인을 만들었다. 대호개발과 한영개발 역시 이런 목적으로 2012년에 반도종합건설의 100% 자회사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6년에 주택건설실적에 따른 공동주택용지 추첨 신청자격 제한을 실시하면서 중견 건설사들은 점차 시행사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반도그룹 역시 주택개발 시행을 진행하고 있거나, 택지를 확보해 미래에 사업을 할 수 있는 곳들을 제외하고는 정리하는 기조를 유지했다. 반도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초에도 계열사 청산 작업을 이어갔다.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의 경우 공공택지를 확보해 주택분양사업을 하고 있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 대호개발은 2012년 설립 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울산 송정지구에 '송정동 반도유보라' 사업을 시행했다. 2016년부터 분양수입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외부감사법인이 됐다. 작년에는 매출 2370억원, 영업이익 447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한영개발 역시 남양주 다산신도시 지금지구 반도유보라 개발사업을 시행했다. 2015년 외부감사법인이 된 후 분양수입을 바탕으로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작년에 매출 2622억원, 영업이익 661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이 보유한 현장은 모두 분양 완판했다. 작년 말 기준 잔여 분양수입이 각각 976억원, 1117억원 남아 있었다. 올해 입주가 되면서 나머지 자금이 모두 유입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과 남양주에서의 주택사업이 흥행한 덕분에 한진칼 지분 매입에 투입될 수 있었던 셈이다.
|
◇시행법인 추가 투입 주목
반도그룹이 그간 택지 확보에만 활용했던 법인들을 새로운 투자에 내세우면서 다른 계열사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진행할 사업이 없어 유명무실한 법인은 정리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시행사업으로 자금을 확보한 계열사들은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처럼 활용될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 앞으로 반도그룹이 한진칼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거나 새로운 투자를 할 때 전면에 나설지 주목된다.
반도종합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지분법적용투자회사는 작년 말 기준 9곳이 있다. 이 중 해외법인인 'Bando Dela Corporation'를 제외한 8곳이 주택시행법인이다. 이 중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처럼 매출이 발생하는 곳으로는 대창개발과 한길개발, 대영개발이 있다. 각각 대구국가산단, 고양 지축지구, 원주기업도시에 반도유보라를 공급했다. 작년 매출은 각각 288억원, 1349억원, 525억원이다.
이밖에 반도건설의 지분법적용투자회사로는 작년 말 기준 7곳이 있다. 모두 택지 확보를 위해 만들어진 시행법인들이다. 이 중 작년에 매출을 거둔 곳으로는 반도씨앤에스, 하우징개발, 화인개발, 제니스개발, 케이피디개발 5곳이 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빌리루빈 신약' 빌릭스, 급성신장손상 치료제 2상 추진
- [i-point]폴라리스오피스그룹, '밸류업' 주주 우대 서비스 시작
- [i-point]에스넷시스템-에스알, 여수산단 '안전관리 시스템' 도입 추진
- [제약사 개발비 자산화 점검]동아ST, 100억 가치 방광염 중단…SK바팜 덕 절반 만회
- [인투셀 IPO]58% 불안한 '오버행', 우려 덜어준 '리가켐·광혁건설'
- [i-point]티사이언티픽, 옵스나우와 MOU "보안설루션 경쟁력 강화"
- [Company Watch]'TGV본부 신설' 제이앤티씨, 신사업 '내부 정비'
- [thebell interview]김두영 코스모화학 대표이사 "기술력 충분, 실적 턴어라운드 최우선 과제"
- '500억 베팅' 스틱·에이치에너지, 모햇 태양광 발전소 인수 추진
- [셀트리온 신약 로드맵]숫기 없어도 '논리·전문성' 있다, 서진석이 그리는 전략은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K그룹, 실트론 매각 추진 배경 '오너 지분 탓'
- [Company Watch]삼성메디슨, 소니오 시너지 가시화 '아직'
- [Company Watch]삼성전자, 실적 버팀목 MX…'노태문 직대' 힘실리나
- '파운드리 끈기' 삼성, 빅테크 영업에 'ARM 출신' 투입
- [Company Watch]'호실적' LG전자, 질적 성장 '진검승부' 남았다
- [삼성전자 리더십 재편]노태문 직대, DX부문 첫 실적·후속인사 '고차방정식'
- [상호관세 후폭풍]한숨돌린 삼성·SK? 중국·대만 여파에 보조금 협상 '고심'
- [이재용의 차이나 공략 키워드]가시적 미국 대응책 아직, 현대차와 다른 행보 눈길
- '삼성 상인' 이재용 회장의 밸런싱
- [삼성전자 리더십 재편]노태문 직대 체제 관전포인트, 후임자 육성·초연결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