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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매각]1순위 유력원매자 SK에너지 인수 포기 함의는점유율 35%→27%대로…사업 우선순위서 멀어져

박기수 기자공개 2019-11-05 11:18:06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4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코람코자산신탁-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되면서 같은 SK그룹이자 주유소 사업을 영위하는 SK에너지가 재조명받고 있다. 예비 입찰 후보 신청 직전 급하게 태스크포스(T/F) 팀을 조직하면서 막판 의지를 불태웠던 SK에너지가 결국 물러나면서 업계는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 SK 주유소 점유율 35%에서 20%대 후반으로

SK그룹은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를 통해 주유소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이 둘을 통칭하는 'SK 주유소'는 이전부터 국내 점유율 1위를 공고히 유지하며 국내 제1의 연료 공급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SK그룹 내에서는 국내 주유소 점유율 '35%'라는 수치가 상징적인 숫자였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주유소 사업은 그간 SK그룹을 대표하는 주요 사업 중 하나였다.

다만 2010년대 들어 SK그룹의 주유소 점유율은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정부 주도의 '알뜰 주유소'의 등장도 한몫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SK 주유소는 2017년 말까지 점유율 30%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29%대로 점유율이 하락했고, 올해 상반기 말에는 29.6%를 기록 중이다.

SK네트웍스 직영 주유소가 현대오일뱅크로 넘어가면 SK 주유소의 점유율은 26%대로 하락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말 전국 주유소 1만1505개소에서 SK네트웍스의 직영 주유소 320여 개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2.7~2.8%에 달한다. 반대로 GS칼텍스에 이어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었던 현대오일뱅크는 점유율이 22%대로 상승하며 SK에너지에 이어 2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정유사별 주유소 현황

◇주유소 사업에 관점 바뀐 SK그룹

업계는 SK네트웍스 직영 주유소 인수전이 벌어진 초기 단계에서부터 SK에너지의 인수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2017년 SK에너지가 SK네트웍스의 석유 도매사업(석유제품을 전국 SK 주유소에 공급하는 사업)을 인수했던 전례도 있고, 그룹 입장에서 운영이 용이한 직영 주유소 자산을 다른 그룹으로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짙었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 등의 조건이 맞지 않는 등 SK네트웍스와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SK에너지는 결국 인수 의향을 밝힌 다른 정유사들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내부에서도 인수 의지가 약해졌다고 전해진다. 예비 입찰 마감일이었던 9월 24일이 다가오면서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을 비롯한 인수전 참여자들은 SK에너지의 불참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다는 후문도 있다. 그러던 중 마감 1주일 전 SK에너지가 급히 인수 TF팀을 조직하며 막판 의지를 불태웠고, 다시 한번 업계는 SK에너지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 조명하기 시작했다.

SK에너지가 최종적으로 인수전에서 물러나면서, 업계는 SK그룹이 주유소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고 분석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에너지가 한 지붕 아래 있던 SK네트웍스의 주유소 인수를 포기했다는 점은 더이상 주유소 사업이 SK그룹의 우선순위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라면서 "자산운용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들어가는 구조였기 때문에 자금 소요도 크지 않음에도 인수를 포기한 점은 그만큼 주유소 사업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직영주유소
△사진 출처: SK네트웍스 홈페이지

그룹 차원에서 주유소 사업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주유소 사업의 저조한 수익성이 꼽힌다. 최근 SK이노베이션 등에서 주유소 자산을 이용한 다양한 플랫폼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운영권 인수 등은 무리였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사업(MOST 사업)은 매출 5989억원, 순손실 4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다.

재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 주유소 자산에 대한 인수는 자산운용사가 하지만, 운영권 인수만으로도 매년 수백억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SK에너지 입장에서 아무리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가 '그룹 자산'이라도 마진이 나오지 않는 사업의 운영권을 섣불리 인수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SK에너지의 직영주유소도 100여 곳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봤을때 SK네트웍스의 직영주유소 자산에 대한 욕심이 분명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SK에너지가 인수전에서 물러났다는 점은 업계에 큰 파장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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