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구조조정]대한항공, 해법은 장거리…'미주·구주' 힘 싣는다'돈 안되는' 단거리 정리 '수익성 원칙', 추가 조인트벤처 주목
고설봉 기자공개 2019-11-29 08:58:40
[편집자주]
아시아나항공에서 시작한 항공업계 구조개편 바람이 저비용항공사들로까지 불고 있다. 항공산업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늘어난 항공사와 격화된 경쟁, 그리고 한일 갈등에 본격적으로 항공업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M&A를 통해 도약을 시도하는 항공사도 있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항공사도 이미 등장했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8일 11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달 19일 미국 뉴욕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말 정기인사와 맞물려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적자를 내고 있는 일부 단거리 노선을 폐쇄하는 등 대수술을 암시하는 구조조정 방향성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조 회장의 발언은 사실상 단거리 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LCC)들에 시장을 잠식당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사례로 비춰진다.조 회장의 '뉴욕 발언'은 그 동안 대한항공의 대외적 메시지와는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대한항공은 후발주자들의 추격에 크게 의식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조 회장이 '단거리 노선 구조조정'을 직접 언급하면서 LCC와의 경쟁에서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이 패했다는 현실 인식이 묻어난다.
하지만 뉴욕 발언을 계기로 '조원태 체제' 출범 뒤 실리를 강조하는 경영 철학이 대한항공에 정착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 나온다. "이익이 안나면 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조 회장의 말에서 구조조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있는 데서 조 회장의 자신감도 읽힌다.

조 회장이 구조조정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장거리 노선 덕분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단거리 노선에 대한 일부 구조조정은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최근 대한항공의 단거리 노선 매출은 줄어드는 추세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매 분기 매출을 늘리며 성장하고 있다. 이유는 장거리 노선의 호황에서 찾을 수 있다. 여객부문과 화물부문 모두에서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여객부문에서 2017년 1분기 2351억원 수준이던 구주노선 매출은 올 3분기 4441억원으로 증가했다. 계절적 비수기 등을 감안해도 최근 분기당 평균 3500억원 안팎의 매출이 구준히 이어진다. 미주노선은 2017년 1분기 4198억원이던 매출이 올 3분기에는 6344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힘입어 대한항공 여객매출은 2017년 1분기 1조6791억원에서 올 3분기 2조1146억원으로 중가했다.
화물부문에서는 구주와 미주 등 장거리노선의 매출 증가세는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다른 단거리노선에서 매출이 줄어드는 데 반해 장거리노선은 매출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소폭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7년 1분기 각각 1730억원, 2563억원이던 구주와 미주노선 매출은 올 3분기 1472억원, 2624억원으로 각각 소폭 줄거나 늘었다.

단거리 노선에서 일부 매출 부침을 겪고 있지만 대한항공의 장거리 노선은 계속해서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는 '황금알'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 장거리 노선의 호황은 대한항공 여객 및 화물부문 전체의 이익 증가로 직결된다.
특히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출범 이후 미주노선에서 수익을 더 많이 창출하고 있다. 미주 모든 노선을 오픈하고 가격을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같이 맞추면서 노선 수와 공급좌석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실제 대한항공 공급좌석수는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시작하기 전인 2018년 5월1일 이전대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조인트벤처가 가동된 2018년 하반기 대한항공의 국제선 공급좌석수는 489억9200만석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482억2300만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국제선 탑승률도 지속 상승했다. 2017년 상반기 79.8% 수준이던 탑승률은 2018년 상반기부터 80%를 돌파한 뒤 그 해 하반기 8.8%, 올 상반기 81.4%로 상승했다. 양사의 항공 스케쥴이 합쳐지면서 슬롯도 더 좋아지고 스케쥴도 다양해 지면서 집객 효과도 더 높아졌다. 실제 수송실적이 증가하면서 곧바로 이익으로 직결됐다.

조 회장도 장거리 노선의 호황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대한항공은 장거리노선이 많아서 버텼다. 장거리는 모두 흑자지만 단거리는 다 적자"라며 "미주와 구주가 받쳐줘서 흑자를 겨우 유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도 약하고 단거리는 LCC에 치이면서 경영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향후 대한한공이 집중할 부분도 장거리 노선이다. 대한항공 내에서도 미주 신규 노선 취항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또 다른 노선에서 델타항공 외의 항공사와 조인트벤처 출범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조 회장은 "가능하다면 델타 말고 다른 조인트 벤처도 고려하고 있다"며 "델타항공과 같이 완전 고차원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협력을 극대화하는 수준의 조인트벤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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