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2월 30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 신한아이타스와 운용사들 간 대립 양상이 또 다시 부각됐다. 신한아이타스는 사무관리 서비스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최근 이메일을 보내 할인해주던 보수를 내년부터 정상대로 받겠다고 전했다. 운용사 입장에선 사실상 수수료 인상이다. 이미 예고됐던 일임에도 운용사들은 그 통보 방식 때문에 또 한 번 실망했다.보수율 변경 방식을 조율하길 원했던 운용사들이 볼 때 신한아이타스는 이메일 한통으로 대화 가능성을 다시 차단했다. 게다가 운용사 입장에선 분해도 신한아이타스 측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다. 사무관리 업체 변경은 최적화 작업까지 최소 반년 이상 소요돼 사실상 엄두를 내기 힘든 일이다.
신한아이타스가 보수율을 더 받아야만 하는 논리는 나름 타당하다. 그간 이례적으로 싸게 팔던 것을 이제부터 제 값 받고 팔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주 52시간 근로제다. 내년 주 52시간 제도를 적용하게 됐으니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인력을 충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간 펀드 사무관리사 특유의 고강도 근로와 그에 비해 박한 처우는 잦은 인력 이탈로 이어졌다. 이는 다시 남은 직원들의 근무환경 악화로 이어지면서 악순환 고리가 형성됐다. 그러던 중 52시간 제도 시행이 내년으로 다가오자 인건비와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나섰다.
운용사들도 사무관리 보수율을 올려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불만을 품은 부분은 보수율 변경 과정에 운용사들이 배제됐다는 점이다. 신한아이타스가 운용보수 인상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갑자기, 사무관리 보수를 높여 앞으로의 손해를 운용사에 전가했다는 게 운용사들 주장이다.
이번 사무관리 보수 인상으로 운용사는 일정부분 손실을 본다. 공모펀드 총보수율을 높이려면 수익자총회를 열어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 소모를 감안하면 각 개별 펀드 수익자총회를 모두 여는 건 쉽지 않다. 운용사들이 인상된 사무수탁보수를 적용하면서 총보수율을 유지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운용보수를 낮추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봐도 운용보수 수익 감소를 상쇄할 기회가 마땅치 않다. 운용사가 기존 펀드 운용보수 인하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려면 신규설정 펀드에 대한 운용보수를 더 높여야 한다. 그렇지만 시장 여건은 운용보수 인상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지난 수십년 간 운용보수율이 제자리걸음을 했던 점을 고려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신한아이타스 고객사 대부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보수 인상에 동의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사태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양측 갈등의 골은 좁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신한아이타스의 보수율 조정을 무리한 인상으로 봐야 할까, 타당한 정상화로 봐야 할까. 답은 신한아이타스가 앞으로 얼마나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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