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매출·수주' 목표치 앞세운 대림산업 IR보고서2018년부터 목표 '묶음' 발표…박성우 부사장 재무관리실장 부임 후 변화
이정완 기자공개 2020-02-03 08:32:0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14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이 IR 자료를 통해 올해 수주와 매출 목표치를 발표했다. 대림산업은 2018년 박성우 부사장이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은 후부터 수주와 매출 목표를 사업부문별로 쪼개서 공개하지 않는다. 수주 목표치를 채우는데 집중해 저가 수주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대림산업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IR 자료에서 올해 신규수주 10조9000억원, 매출 10조8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신규수주 6조8000억원, 매출 9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각 60%, 11% 증가한 수치다. 다만 수주와 매출 목표를 사업부문별로 공개하지 않았다.
대림산업은 2018년 1월 발표한 2017년 연간 실적 IR 자료만 해도 경영계획을 지역별(국내·해외)과 수주 공종별(건축·플랜트·토목)로 쪼개서 공개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공개한 2018년 연간 실적 IR 자료부터는 실적 목표치를 사업부문별로 쪼개지 않고 매출과 수주 수치로 통틀어 단순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박성우 부사장이 2018년 재무관리실장으로 취임한 이후 달라진 점이다. 위스콘신대 메디슨캠퍼스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은 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MBA를 졸업한 박 부사장은 모간스탠리 서울지점 기업금융부 공동대표를 지냈고 삼성증권 IB사업본부 본부장 등을 거친 금융전문가다. 2013년 대림산업에 합류해 CFO를 맡다가 이후 경영지원본부 실장, 총괄사장실 담당임원 등의 자리를 거쳤다.
그가 CFO로 돌아온 건 2018년 1월이다. 박 부사장은 1년동안 재무 관리를 맡으며 목표 설정 기조의 변화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변화는 회사 내부에서 꾸준히 터져나온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 경영진은 특히 수주 목표치를 정하는 것을 염려했다. 각 사업부에서 할당된 수주 목표치를 의무적으로 달성하는데 급급해 저가 수주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해외 플랜트 사업 저가 수주 탓에 2017년까지 플랜트 부문에서 영업적자를 이어오기도 했다. 플랜트 부문은 대림산업의 주력사업인 주택 부문에 비해 가뜩이나 영업이익률이 낮은데 무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오판을 했다. 이제 당시 수주했던 공사는 대부분 준공돼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대림산업 경영진 중 일부는 수주·매출 목표치를 정하지 말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투자자와 소통을 위한 측면에서 목표 수치 공개는 유지한 것으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보수적인 수주 전략을 택하는 것은 기본이고 목표 수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방향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부진했던 수주를 올해 10조원까지 높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주전 참여를 미뤄왔던 해외 프로젝트를 비롯해 고려개발의 대림산업 종속기업 편입에 따라 수주 실적에서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 입찰 프로젝트 참여가 미뤄져서 수주액이 감소했다"며 "기존 프로젝트가 지연돼 이월됐던 해외 수주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정부 발주가 줄어 토목 사업 수주가 줄었던 것도 수주 부진의 원인 중 하나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는 모스크바 Refinery(3억 달러), 오만 SRIP 연계 Revamping(3억 달러), 필리핀 발전플랜트(5억 달러) 등을 올해 대림산업 주요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으로 꼽는다.
고려개발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것도 긍정적인 점이다. 고려개발은 지난해 11월 워크아웃을 졸업 후 이 무렵부터 연결재무제표에 실적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고려개발이 차지하는 수주 목표치는 약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신규수주가 3조원 대에 그쳤으나 4분기에만 3조6016억원의 신규수주를 달성했다. 이 시기에 현대케미칼 석유화학공장, 울릉공항 건설공사 등의 수주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연간 6조7570억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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