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미래 투자' 힘 쏟는 한라, 차입금 확대 기조 두각자체사업 강화, 토지매입 등 투자 증가 추세…김만영 부사장 재무라인 총괄
고진영 기자공개 2020-02-12 13:18:1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1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그만큼 돈을 써야 한다. 과거 1조원을 넘던 순차입금을 대폭 감축한 한라가 다시 차입 확대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그간 재무구조를 성공적으로 개선했으니 이젠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는 평가다.앞으로도 자체사업 강화 차원에서 부지매입 등 꾸준한 투자를 계획 중인 터라 차입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CFO 김만영 부사장이 총괄하는 재무라인 역시 재무 안정성 유지에 바빠지게 됐다.
한라는 2013년만 해도 순차임급이 1조7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유상증자와 자구계획 등을 이행한 데다 주택분양 성과로 영업현금이 유입되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나아졌다. 2017년 순차입금이 6900억원, 2018년 2325억원까지 줄었는데 작년에는 3529억원을 기록해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2019년 투자 성격의 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자산평가 인수전에 뛰어들어 192억원을 출자했고, 골프장 운영 종속계열사인 한라세라지오의 입회보증금 반환을 돕기 위해 170억원 상당을 지원했다. 세라지오CC의 경우 기존 회원제 방식에서 퍼블릭 골프장으로 바뀌면서 입회보증금을 돌려줘야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중제 전환 효과에 따른 수익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한라가 배곧신도시 이후 지지부진했던 자체사업에 재시동을 걸면서 부지매입을 여러 건 진행한 것도 차입금이 늘어난 데 영향을 미쳤다.
현재 예정된 한라의 자체사업지는 5군데 정도다. 올해 경기도 양평과 부천 소사 등 2개 사업지에서 총 96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계획해놓고 있다. 내년에는 부산 및 경기도 이천 부발에서 각각 517가구 및 596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서울 마포에서 41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개발사업을 진행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토지계약 체결을 마쳤고 일부는 아직 계약을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향후 수주전략으로도 디벨로퍼 면모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사업 개발 초기부터 참여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작년 신규수주에서는 도급과 자체사업을 포함한 주택부문 비중이 37%(550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53%를 목표로 잡았다. 수주금액으로 따지면 1조원규모다. 현재 수도권 소규모 용지를 중심으로 민간부지매입 기회를 지속적으로 물색하고 있다.
자체사업 확대는 토지대금, 운전자금 부담 등의 증가로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라는 중단기적인 차입규모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분양사업 관련 대여금 지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르는 재무위험 관리나 자금 조달 등을 지휘하는 것은 김만영 부사장이다. 작년부터 경영지원본부장으로서 CFO 역할을 겸직 중이며 그 아래 신회식 상무가 자금 및 회계담당 임원으로 있다. 김 부사장의 전임자였던 이권철 전 경영지원본부장의 경우 약 5년 동안 전무에 머무르다가 작년에 한라대학교 상근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김 부사장이 한라로 오면서 CFO 직급이 부사장으로 격상된 셈이다.
김 부사장은 2008년~2015년 한라그룹 계열사인 만도에서 글로벌 파이낸스센터 본부장을 거쳤고 2015~2017년에는 그룹 정도경영실장을 담당했다. 이후 1년간 만도에서 글로벌 매니지먼트를 총괄하다가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다시 그룹 정도경영실장을 맡았다. 한라 경영지원본부장에 오른 것은 2019년 3월부터다.
한라 관계자는 “자체사업 확대 기조는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며 “그러려면 투자를 해야하다보니 차입금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한라의 이자보상배율은 양호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보여주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 한라의 이자보상배율은 2018년 2.1%에서 작년 2.2%로 소폭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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