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권 행사]LG이노텍 '이사보수 한도'에 제동반대에도 주주총회 무사통과, 향후 이사보수 조정 '난항' 전망
김슬기 기자공개 2020-03-25 13:16:3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11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LG이노텍의 이사보수 한도가 과다하다는 의견을 냈다. LG이노텍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 한도를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잡았음에도 경영성과에 비해 보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연금 반대에도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은 무리없이 통과됐다. 하지만 향후 이사보수 한도를 정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LG이노텍은 지난 20일 주주총회를 열어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승인 △사외이사 승인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에 대한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무사히 주주총회를 마쳤지만 몇몇 안건에 대해 기관들의 반대표가 나왔다.
특히 국민연금이 5개의 안건 중 이사 보수 한도에 대해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내면서 눈길을 끌었다. 다른 기관은 반대하지 않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의결권 정보광장에 따르면 의결권을 행사한 기관은 국민연금을 포함 총 5개였다. 플로리다연금(SBAFlorida),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투자공사(BCI), 캐나다연금(CPPIB),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이었다.
LG이노텍은 올해 이사 보수한도로 45억원을 제시했다. 2018년, 2019년과 동일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보수한도 수준이 보수금액에 비추어 과다하고 보수금액이 경영성과 대비 과다하다"며 해당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을 보면 이사회가 제시한 안에 원칙적으로 찬성하게 되어있다. 그럼에도 LG이노텍의 임원 보수한도가 적정하지 않다고 봤다.

국민연금이 이사 보수한도에 이견을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2011년부터 LG이노텍에 의결권 행사를 해왔고 매년 이사 보수한도 승인에 찬성했다. LG이노텍의 보수한도는 2008~2010년까지 20억원이었고 2011~2013년 25억원, 2014~2017년까지 35억원이었다. 3~4년에 한번꼴로 보수한도가 상향조정됐다. 또 올해 국민연금은 LG생활건강이나 LG유플러스, LG화학 등 계열사에 대해서는 보수한도에 대해 지적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2019년부터 기업 규모나 경영 성과에 비해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나치게 높여서 책정하는 기업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주주 권익에 큰 침해가 발생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연결기준 매출액은 8조3021억원, 영업이익은 4031억원으로 전년대비 4%, 5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9%이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같은기간 37% 줄어든 1023억원이었다.
또 보수한도에 비해 실제 지급하는 금액과 차이가 크다는 점도 고려대상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보수한도는 45억원이지만 실 지급액은 25억원으로 56% 수준이다. 2015년 보수한도가 35억원일 때 실지급액이 26억원을 기록, 74%대까지 높아졌으나 한도를 45억원으로 상향조정한 뒤 50%를 유지해왔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원안대로 통과가 됐으나 향후에는 보수한도 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LG이노텍 지분 10.15%(240만2099주)를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는 40.79%(965만3181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국민연금은 LG전자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타 기관의 의견보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가 뼈아픈 이유기도 하다.
국민연금은 현재 중점관리사안으로 △기업의 배당정책 수립 △임원 보수한도 적정성 △법령상의 위반 우려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을 침해할 수 있는 사안 △지속적으로 반대의결권을 행사했으나 개선이 없는 사안 등을 꼽았다. 이미 국민연금이 임원 보수한도 적정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기 때문에 향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사회가 제시한 안을 지속적으로 반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편 플로리다연금은 재무제표 승인과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고 BCI 역시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해외 연기금이 재무제표 승인과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하는 것은 특이한 일은 아니다. 이사회에 최고경영자(CEO) 외에 다른 내부 인사가 들어가는 것이 독립성을 해친다고 봤다. 이는 외국과 국내 기업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이 때문에 해외기관들의 반대에도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내이사로 문제없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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