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연체율 하락에도 충당금 늘린 이유는 [여전사경영분석] NPL비율 상승, 개인대출 증가 등 위험도 잔존…사전 리스크 관리 포석
고설봉 기자공개 2020-04-13 10:50:2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연체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손충당금 설정액을 대거 늘렸다. 경기침체 장기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충담금 적립률을 높이며 리스크 사전 차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와 충당금 증가가 맞물리면서 순이익 달성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신한카드는 2018년부터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상향 조정했다. 2017년 반짝 하락했던 연체율이 차츰 상승하면서 부실 채권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보다 엄격하게 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이러한 기조는 지난해 일부 연체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이어졌다. 실제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2017년 1.27%에서 2018년 1.3%로 상승한 뒤 지난해 1.26%로 다시 안정화 했다.
다만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2017년 1.04%, 2018년 1.08%를 거쳐 지난해에는 NPL비율이 1.13%까지 치솟았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회사가 3개월 이상 원금이나 이자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대출을 말한다. 연체율이 일부 하락했지만 NPL비율이 상승한 만큼 위험도가 감소했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신한카드는 지속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의 대손충당금 설정액은 1조151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조197억원 대비 약 12.9%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과거 대손충당금이 최고점을 찍었던 2016년보다 오히려 더 금액이 늘었다.
지난해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3.75%를 기록했다. 2018년 3.62%에서 약 1.3%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2017년 대손충당금을 7340억원까지 줄이며 설정률도 2.89%대로 낮췄지만 최근 계속해서 설정률을 높이고 있다.
대손충당금 설정률이 상승한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에 대한 부실 위험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NPL커버리지비율도 지난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NPL커버리지비율은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설정액을 의미한다.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쌓아 완충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신한카드의 NPL커버리지비율은 2017년 411%를 정점으로 2018년 378%, 지난해 373%로 연속 하락했다.
충당금 계정에서도 소폭 변화가 감지된다. 2017년과 2018년 급격히 높아졌던 신용카드자산에 대한 충당금보다 대출채권과 할부금융자산 등에 대한 충당금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2016년 이전 신한카드의 충당금 설정률이 5%대를 기록했던 때와 궤를 같이한다.
특히 신한카드는 최근 수수료부문에서 수익성이 떨어지자 부업인 '대출자산'에서 수익을 보전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특히 개인대출에서 큰 폭의 수익 증가가 이뤄졌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신용등급이 낮은 개인 고객부터 부실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다.
지난해 대출채권 충당금 증가 및 충당금 적립률 상승은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칫 부실 징후로 읽힐 수 있다. 개인 신용대출 자산이 부실화되면 그만큼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 수익성이 높은 개인 카드장기대출(카드론) 및 할부금융 취급액은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할부금융의 경우 2018년 대비 25.5% 증가한 4조2589억원을 기록했고, 카드론은 7.7% 증가한 443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용판매는 7.2% 증가했다.
1316억원의 대규모 자금이 충당금에 묶이면서 신한카드 순이익에도 영향을 끼쳤다. 순이익으로 돌아가야 할 자금이 향후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한 자금으로 묶여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 신한카드는 순이익 509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5178억원 대비 1.7% 가량 감소한 수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월 충당금 설정률 강화와 자산 증가로 인해 대손충당금이 증가됐다"며 "전체 설정률은 2018년 대비 0.1%포인트 소폭 증가한 수준으로, 위험자산이 대폭 늘어났다고 볼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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