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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리포트]현대모비스, 뒤바뀐 ‘북미·중국’ 논캡티브 수주 계획목표치 총액 변함 없지만 지역별 변동, 코로나19 회복세·그룹 기조 감안…지배구조에 중요

김경태 기자공개 2020-04-28 08:44:43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7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는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처럼 내부 매출 비중이 높아 외부의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2018년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던 때부터 논캡티브 마켓(Non-Captive Market·외부시장) 수주 현황과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올해 외부 고객과의 수주 물량을 역대 최대로 야심 차게 계획했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논캡티브 수주 계획 총액을 바꾸지는 않았다. 다만 지역별로 계획을 변경했는데 중국시장이 북미시장을 제치고 최대 논캡티브 수주 지역이 될 전망이다.

◇논캡티브 수주 계획, 중국시장 1위·미국시장 2위

현대모비스는 2018년 2분기부터 IR자료에 '상반기 글로벌 OE 수주 실적'이라는 제목으로 글로벌 OE에 대한 수주 실적과 추진 현황, 목표를 밝혔다. 올해 1월말 있었던 2019년 연간 잠정실적 발표 때는 2020년 수주 계획도 설명했다.

당시 공개한 2020년 논캡티브 수주 목표는 27억3400만달러다. 2019년보다 55.8% 급증한 목표치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지역을 북미, 중국, 일본, 유럽으로 나눠 설명했는데 모든 시장에서 성장을 계획했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시장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따내겠다는 포부였다. 2019년 10억4200만달러에서 10억5300만달러로 신장시키려 했다. 그 다음은 중국시장이다. 2019년에는 3억91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배 이상 증가한 8억1800만달러를 목표로 했다. 일본은 4억4100만달러, 유럽은 3억6200만달러로 각각 2배, 3배가량 증가를 조준했다.

출처: 현대모비스, 단위: 백만 달러

현대모비스가 이달 24일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올해 계획은 27억3400만달러로 변함이 없었다. 다만 글로벌 지역별로 보면 변동이 있었다. 컨콜에서 중국과 북미 2개 지역만 공개했는데, 수주 물량 목표가 변했다. 우선 중국시장이 9억3600만달러로 올해 1월 밝혔던 것보다 14.4% 높게 잡았다. 반면 북미시장은 9억3500만달러로 11.2% 낮췄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확산하면서 일부 고객사들과의 일정이 미뤄졌다"며 "중국지역은 코로나19 여파에서 회복하고 있고 현지 고객사의 인력들이 복귀하고 있는데, 외부 수주 계획 조정은 이런 차원에서 봐달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에서의 논캡티브 수주는 다른 글로벌 지역과 비교해 선전한 편이었다. 올해 1분기에 3억8000만달러의 논캡티브 수주를 했는데, 이 중 2억6200만달러를 중국에서 따내 글로벌 지역 중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한국으로 6500만달러, 북미 4100만달러, 유럽 1200만달러 순이다. 이같은 1분기의 성과를 고려해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 현대모비스, 단위: 백만 달러

◇중국시장 공략 의지…코로나 탓 미달 가능성

현대모비스는 올해 1분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을 받아 부진했다.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8조42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608억원, 당기순이익은 3488억원으로 각각 26.9%, 28.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4.3%, 순이익률은 4.1%로 각각 1.4%포인트씩 내려갔다.

글로벌 지역별 매출을 보면 미주와 기타지역을 제외하고 모두 악화했다.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는 지역은 중국이다. 중국에서 매출은 5425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분의 1 이하로 급감했고 영업손실은 537억원으로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 이후 고전하고 있고 현대모비스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설상가상이다.

하지만 중국시장에서의 논캡티브 수주 확대를 천명하면서 사업을 축소하기보다는 더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시장은 '아픈 손가락'이지만 세계의 자동차 공장으로 불리는 시장인 만큼 포기하지 않고 반전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현대모비스 외에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위아 등 그룹 계열사들도 중국에서의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고 아산 정주영 창업주가 오일쇼크 때 중동에서, 정몽구 회장이 유럽재정위기 때 유럽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한 단계 성장한 것을 연상케 하는 위기 극복 전략이다.

다만 현대모비스가 중국에서 외부 거래처를 대상으로 한 영업 활동을 강화하더라도, 전체 논캡티브 수주 계획을 달성할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탓에 전세계에서 공장 가동 중단 등이 이어지며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위태로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작년에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애초 21억1600만달러를 전망했는데, 82.9%에 해당하는 17억5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출처: 현대모비스, 단위: 억원, %

◇논캡티브 수주,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중요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에서 가장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 평가받는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 대부분이 현대모비스가 최상단에 자리 잡는 것이다. 이는 현대모비스가 그룹의 주력사 현대차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계열사를 통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이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더 호의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그룹 외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에 납품하며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현대모비스가 IR자료에서 논캡티브 수주를 언급하기 시작한 것도 2018년 2분기부터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을 공표한 뒤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 때문에 현대모비스가 자생력을 키우고 지배구조 개편 추진에서 부담을 덜기 위해 올해 논캡티브 수주에 더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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