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유동성 관리' 작지만 알찬 성과 [Company Watch]현금 보유량 증가, 실적 악화 속 선전…오너 지분 보유, 지배구조에 중요
김경태 기자공개 2020-05-04 07:37:0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9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토에버가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속에서 그룹사와의 거래를 바탕으로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또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유동성 관리에도 성과를 냈다. 현금 보유량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앞으로도 선전을 이어간다면 지배구조 개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오토에버 주식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장 후 주가가 내리막길에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현금 보유량 작년말보다 늘어
현대오토에버가 IR에서 현금 보유량을 밝히고 있다. 이는 연결 재무상태표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더한 금액이다. 올해 1분기말 현금 보유량은 296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9% 증가했다.
올해 1분기말 현금 보유량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합계는 2015년 말에 1876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이듬해 바로 반전을 이룬 뒤 매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체적인 현금 보유량 규모를 고려할 때 현대오토에버가 보유한 실탄은 크지 않다. 주력사 현대차의 연결기준 1분기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매증권 등을 더한 금액은 25조613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 그룹 주력 계열사 중 올해 1분기말에 작년 말보다 줄어든 곳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로 볼 수 있다.
다른 일부 계열사처럼 차입을 늘리거나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도 현금 보유량이 늘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올해 1분기말 연결 차입금은 28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말의 32억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또 연구개발(R&D)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관리가 이뤄졌다. 현대오토에버는 ITO(IT Outsourcing)와 SI(System Integration) 사업을 하는 곳으로 최근 R&D 비용을 점차 늘리고 있다. 올해 1분기 판관비는 2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 증가했는데, 연구개발비용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현대오토에버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3290억원으로 7.2%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114억원으로 2.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89억원으로 3.1% 줄었다. 현대오토에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의 확산에 따른 언택트(untact) 서비스 관련 매출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ITO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8% 늘어 효자 노릇을 했다.
◇호실적·성장 여부, 지배구조 개편에 중요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중 상장사 12곳에 포함되지만 규모가 주력사와 비교해 작은 편이라 시장이 덜 주목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룹 내 수요를 바탕으로 2010년대에 급성장하고 있다. 또 IT기업으로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있어 호실적과 성장 여부가 중요하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오토에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오토에버가 설립되던 초기부터 정몽구 회장과 더불어 주식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작년 초 상장 과정에서 주식 201만주를 964억8000만원에 처분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재 현대오토에버의 주식 201만주를 보유하고 있고 지분율은 9.57%다. 향후 주식을 추가로 매각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요될 자금으로 쓸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과 마찬가지로 현대오토에버가 정 수석부회장의 승계 실탄 마련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현대모비스가 주주인 점도 중요하다. 현대모비스 역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보유 중인 현대오토에버 주식을 활용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MBK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다크호스 등극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전북현대, '돈방석' 기회 끝내 놓쳤다
- 골프존, 주가 하락에 발목잡혔나…GDR 분할 '무산'
- [Art Price Index]시장가치 못 찾은 퍼포먼스 작품
- 하이브 '집안싸움'이 가리키는 것
- 이익률 업계 톱인데 저평가 여전…소통 강화하는 OCI
- KB금융, 리딩금융의 품격 ‘주주환원’ 새 패러다임 제시
- 대외 첫 메시지 낸 최창원 의장의 속내는
- KG모빌리티, 라인 하나로 전기차까지
- [이사회 분석]갈 길 바쁜 LS이브이코리아, 사외이사 없이 간다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돈 굴리기' 보수적 접근, '채권 투자' 집중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부동산 거부 단체' 시세 1.3조 여의도 전경련회관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국정농단 이후 회원사 미공개, 자신감 회복 언제쯤
- SK스퀘어, 크래프톤 지분 매각…체면 살린 '잭팟'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숫자'가 보여준 위상 회복, '돈 잘버는' 단체 거듭
- [LK삼양 뉴비기닝]소액주주에 '이례적' 차등배당, 주주가치제고 '진심'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 [LK삼양 뉴비기닝]그룹 오너 구본욱의 변신, 경쟁력 강화만 본다
- 이서현 '임팩트' 그리고 '블루 프린트'
- [LK삼양 뉴비기닝]성장 키워드 '동남아·4대 신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