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빌딩 매각, CBD 확장 혹은 시장 과열 신호? 유동성 증가에 오피스로 자금 쏠려
이정완 기자공개 2020-07-10 08:22:5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8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국민연금이 소유하고 있는 CJ제일제당 서울 사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지 약 한달이 지났다. 그 사이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도 이번 거래에 대한 이야기가 여럿 나왔다.서울 중심 지역(CBD)이 아니었음에도 이지스자산운용이 비싼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 CBD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과 서울 오피스 시장 과열에 따른 현상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6월 초 서울 중구 쌍림동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사옥 매각주관사인 CBRE코리아와 신영에셋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인수금액으로 약 5800억원을 제시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4000억원대 초중반에서 거래가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일각에선 이지스자산운용이 높은 가격을 부른 탓에 일부 증권사들이 에쿼티(Equity) 투자를 망설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신용도가 높은 CJ제일제당의 임대차기간이 7년 넘게 남아있고 6% 내외의 배당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순조롭게 증권사 투자 심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증권사는 이미 투자 승인을 완료했고 총액인수 증권사 외에도 4~5곳의 기관투자가가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의 과감한 베팅을 두고 운용업계에선 CBD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CBD 영역이 동쪽으로 동대문까지 도달한 셈이 됐는데 최근 오피스 시장 분위기로는 CBD가 남쪽로는 용산, 서쪽으로 충정로까지 넓어지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사옥은 지하 5층~지상 20층으로 연면적 8만401㎡ 규모다. 이지스자산운용은 3.3㎡당 2400만원을 인수가액으로 제시했다. CBD 중심이 아님에도 3대 오피스 권역인 여의도 지역(YBD)의 올해 3.3㎡ 당 최고 거래가를 뛰어넘었다.
1분기 중 YBD 오피스 시장에서 단위면적당 최고 거래가를 기록한 거래는 삼성생명 여의도빌딩이었다. BNK자산운용은 3.3㎡당 2224만원에 이 건물을 샀다. 파크원 준공과 맞물려 오피스 물량이 대거 공급되는 YBD 시장의 매력이 떨어졌다고는 해도 CBD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지는 추세다.
CBD 시장 인기와 별개로 전반적으로 오피스 시장이 과열 되면서 이지스자산운용이 이번 거래에 높은 가격을 부른 것이란 의견도 있다. 거래가 진행 중인 현대해상 강남사옥 사례가 대표적이다.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토지신탁은 3.3㎡당 약 3400만원을 제시해 강남 지역(GBD) 오피스 시장 단위면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전까지는 2018년 코람코자산신탁과 NH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삼성물산 서초사옥 매입가로 제시한 3.3㎡당 3050만원이 최고가였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오피스 시장이 고점에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며 "저금리 기조로 대출 이자율이 낮아진 덕에 주요 오피스 빌딩 투자자인 자산운용사의 투자가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운용사는 조금이라도 자본 이익(Capital gain)을 얻을 수 있으면 움직이는 것이 기본 원칙인데 이 때문에 돈이 오피스 시장으로 모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중에 풀리는 통화량은 줄곧 증가하고 있는데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보니 운용사의 오피스 쏠림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부동산 투자가 어려워진 것도 국내 시장 집중도를 높이는 원인이 됐다. 해외 현장 실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오피스 시장은 코로나19로 겪었던 문제도 해소된 상황이다. 다른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던 3~4월에서 금융기관 대출이 경색되고 이들이 제시하는 LTV 비율이 낮아지면서 투자에 어려움이 겪었지만 현재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올해 전체 오피스 시장 거래량도 작년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에비슨영코리아가 발표한 2020년 하반기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오피스 거래시장 규모는 12조4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조6000억원에 비해 소폭 줄긴했으나 여전히 2018년 거래규모인 11조9000억원보다는 높은 수치다. 2017년까지 8조원대이던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지씨셀, 2년만에 대표 교체…후임은 원성용 연구소장 선임
- [코스닥 CB 프리즘]'포스코 우군 확보' 뉴로메카, 100억 투자 유치
- [Company Watch]모니터랩, 클라우드 '웃고' 어플라이언스 '울고'
-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체제 유지…분명한 실적 '보상기조'
- 13년만에 수장 바꾼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원 인사 '안정화'
- [IR Briefing]MNC솔루션 상장 출사표 "캐파 2배 확장"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G밸리 활성화 공헌기업 수상
- [i-point]시노펙스, 혈액투석 제품 국산화 공로…국무총리 표창
- [i-point]크레더, 블록체인 플랫폼 '아발란체' 맞손
- [CEO 성과평가]미래에셋증권, '김미섭·허선호' 성공적 투톱체제...연임에 쏠리는 '무게추'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B 풍향계]공모채 인수 늘리는 iM증권 '바쁘다 바빠'
- DB금투, 실적 '끌어올린' IB에 힘싣는다
- [Korean Paper]하이닉스부터 포스코까지, 트럼프에 '몸사리는' 민간기업
- [thebell note]DB금융투자의 밸류업 '진정성'
- [IB 풍향계]한화증권, 5년전 UAE 항공기 투자 '부메랑'
- [Korean Paper]대한항공, 사무라이본드 발행 채비 나섰다
- [IB 풍향계]바이오 IPO 쌓는 신한증권, 먹거리 확보 '한창'
- [Korean Paper]사무라이본드 택한 수은, '핵심통화' 조달 이어간다
- [DB금투 밸류업 점검]"PIB로 '투자 플랫폼' 기업 도약한다"
- 항공기 금융 부메랑?…한화증권, IB 적자 폭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