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기술이전 회계처리 점검]브릿지바이오, 1.5조 기술수출인데 적자전환한 이유②전년 계약금 600억 대부분 매출로 잡아…임상지연에 마일스톤 추가 유입 지연
서은내 기자공개 2020-09-01 07:37:09
[편집자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기술이전 소식을 전하고 있다. 기술계약마다 조건, 방식이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수익 회계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이전 성사 후 받은 초기 계약금, 마일스톤을 매출로 잡을 수 있는 회계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바이오텍, 제약사들의 최근 사례를 통해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5일 12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독일 다국적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면서 대규모 수익을 인식했다. 해당 기술 이전으로 단번에 흑자로 돌아섰고 화려하게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하지만 브릿지바이오는 1년만에 다시 적자 전환이 우려된다. 마일스톤 유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브릿지바이오는 단기 계약금을 계약 초기에 한번에 매출로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이후 유입되는 마일스톤 역시 마찬가지다. 계약 이행 과정이 다소 지연되면 그만큼 실적이 들쑥날쑥할 우려가 있다.
다만 향후 상황에 따라 재무제표에 인식한 수익을 다시 줄이거나 고쳐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과적으로는 실질적인 회사의 가치에도 부합하고, 리스크도 없는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기술 이전과 관련, 단기 계약금(업프론트+단기마일스톤)으로 계약 초기에 수취한 4500만유로(약 612억원)의 90% 이상을 한번에 매출로 재무제표에 표시했다.
회계기준 상 기술이전의 대가로 초기에 계약금 성격으로 받은 현금을 전부 수익으로 잡을 수 있는 예는 드물다. 알테오젠, 레고켐바이오, 유한양행 등 주요 국내 기업들의 굵직한 라이선스아웃 딜의 회계처리 사례를 보면 이같은 사례는 거의 없다. 현금 수취나 반환의무 기준이 아닌 계약상의 의무 이행 정도가 매출 인식의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브릿지바이오의 회계처리를 살펴보면 기술이전 계약(2019년 7월) 후 2019년 말 감사보고서에서 그간의 현금 수취액 약 620억원 중 30억~40억원 가량만 제외하고 약 582억원을 전부 매출로 잡았다. 비율로는 90%가 넘는다. 제외한 금액은 선수수익(미리잡은 수익)이라고 하는 부채의 이름으로 작성하고, 몇몇의 의무를 이행하는 때에 단계적으로 잡겠다는 계획을 표시했다.
올해 반기에도 베링거인겔하임 딜과 관련해 추가로 7억원을 매출로 인식했다. 이는 선수수익 중의 일부다. 그 외에도 베링거인겔하임과 연관된 약 23억원 가량의 매출이 반기에 더 발생했다. 이는 기술이전 계약과 별개로 특발성 폐섬유증 개발기술을 이전하는 기술이전 계약과 상관없이 별도로 브릿지바이오가 베링거인겔하임에 공급하기로 한 임상 시료 계약에서 나온 매출이다.
'수익과 비용 대응 원칙'에 따라 매출을 잡을 때 관련 비용도 함께 잡았다. 지난해 베링거 딜의 수익을 인식하면서 굵직한 매출원가(비용)가 표시됐으며 이는 해당 기술이전 대가 중 레고켐바이오에 배분한 부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약 263억원 정도가 레고켐바이오에 지급됐다. 특발성폐섬유증 신약 기술은 과거 레고켐바이오로부터 브릿지바이오가 사들인 후 추가로 개발해 베링거에 이전했다.
2019년 말 보고서는 브릿지바이오가 상장 후 처음 작성, 공시한 것이다. 해당 감사보고서에서 브릿지바이오는 기술이전 대가를 수익으로 잡는 방식을 5단계로 설명했다. 계약 식별, 수행의무식별, 거래가격 산정, 거래가격을 수행의무에 배분, 수행의무 이행 시 수익 인식 이렇게 5단계다.
브릿지바이오는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돼 반환 불가 조건의 선수수수료를 받는 경우, 미래 제공할 추가 수행의무가 있다면 해당 의무를 수행하는 시기에 수익을 인식하고, 추가 수행의무가 없다면 받았을 때 수익을 인식한다"고 명시했다.

브릿지바이오가 이렇게 수취한 계약금 대부분을 바로 매출로 옮겼다는 것은 현재의 회계기준으로 볼 때 초기에 돈을 받을 때 관련된 의무를 다 했다는 의미다. 받은 돈에 대해 추가로 이행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지급된 돈을 전부 수익으로 잡을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회계처리는 곧 해당 계약의 초기 업프론트 및 단기마일스톤의 성격과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기술이전 계약들마다 권리 조항이 각각 다르고, 실제로 반환의무는 없어도 이후에 수행해야하는 업무가 있을 수 있다"며 "추가 수행 과제가 있으면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서 수익을 분할 인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규칙이 있다기보다 케이스마다 다르게 회계처리를 하게 되며 일반적으로 들어온 돈을 전부 다 매출로 잡기는 쉬지 않다"면서 "다만 브릿지바이오는 계약서에도 자신이 있었고 관련 경험과 실무를 바탕으로 계약금 역시 대부분 매출로 인식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바이오텍의 기술이전 수익은 정기적이고 고정적인 매출은 아니다. 예정된 신약 물질의 개발 단계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계획된 수입이 현실화 될 수 있지만 변수가 많다.
브릿지바이오 역시 예외는 아니다. 베링거인겔하임에 이전한 특발성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2상 진입이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올해안에 수취할 예정이었던 900억원 가량의 마일스톤 유입이 불가능해졌다.
그 결과 대규모 기술이전으로 설립 4년만인 지난해 흑자로 전환한 브릿지바이오는 올해 들어 다시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반기에만 1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과 9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릿지바이오가 받은 계약금은 계약이 도중에 잘못된다고 해도 반환할 의무가 없는 돈이다"며 "실질적인 회사의 가치에도 부합하고 리스크도 없는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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