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BNPP 임시주총서 이견, 핵심은 '배당축소' 임시주총 안건 부결, BNPP측 반대...신한 "지속적 논의 통해 안건 통과 목표"
정유현 기자공개 2020-10-22 08:01:03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1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운용업 장기 성장 발전을 위한 안건을 제시했지만 BNP파리바의 반대에 부딪쳤다. 예상치 못한 배당 축소 카드가 안건 부결의 결정적 트리거(trigger·촉발제)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지난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대체자산 사업부문 영업 양도 승인의 건 △배당 정책 변경 승인의 건 △정관 개정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세 안건 모두 지분 65%를 보유한 신한금융지주는 찬성했지만 35%를 보유한 BNP파리바 측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이번 임시 주총의 안건이 주주 입장에서 반대 표를 던질만한 사안이었다고 내부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분위기다.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한 상태에서 임시 주총을 열어 안건을 올린 것이 BNP파리바 측에서는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다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합작 이후 신한BNPP운용은 그동안 사업적으로나 배당정책에서 큰 변화가 없었고 BNP파리바 측도 만족하는 듯했다. 하지만 신한금융지주 차원에서 비은행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만큼 신한BNPP운용도 사업적으로 큰 변화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검토했던 것이 신한BNPP운용의 대체자산을 신한대체투자운용으로 이관하는 작업이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투자가 대세로 떠오르며 신한금융 차원에서는 운용 역량을 한데 모으는 것이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BNP파리바 측에서는 대체 자산 양수도 건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있었던 상황이다. 사업 양수도 건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더 필요해 반대 안건을 던진 것으로 회사측은 해석하고 있다.
여기에 신한BNPP운용은 배당을 줄이고 이익 유보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것도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봤다. 자기자본 규모만으로 운용사의 역량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필수 요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저배당성향을 유지하면서 자기자본을 확충해 글로벌 진출과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것도 배당보다는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현금 실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기자본은 1조7000억원이 넘는다. 투자를 위해 확보하고 있는 이익잉여금은 1조4000억원이 넘는다.
반면 국내 운용업 5위 수준인 신한BNPP운용의 자본총계는 1552억원, 이익잉여금은 510억원 수준이다. 신한BNPP운용이 이익을 유보하고 배당을 축소시키는 안을 안건에 올린 것은 운용사로서 도약을 위한 신성장 확보를 위한 필수 단계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해 수십억원 대 배당금을 받아왔던 BNP파리바 입장에서는 배당 축소 안건이 갑작스러울 수 밖에 없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배당금에 대해 자세한 공시를 진행하지 않고 있지만 BNP파리바는 100억원대 배당을 받았던 2009~2010년을 제외하고 매해 순이익에 따라 50억~90억원 대 배당금을 받고 있었다. 쏠쏠한 수익원이었던 배당금 축소 카드를 들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결별을 준비하면서 기싸움에 들어갔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신한금융 측은 "여전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BNP파리바 측이 신한금융과 전략적제휴(SI)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지분 요건(3.5%)를 맞추기 위해 지분 80만주를 추가 매수하는 등의 조치를 보인 것이 방증이라는 것이다. 양사의 우선순위가 달랐기 때문에 임시 주총의 안건이 통과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 안건도 2002년 합작 이후 오랜 기간 정관이 한 번도 변경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 자본 시장은 발전하고 있는데 정관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판단해 안건을 올렸지만 이 부분도 BNP파리바가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BNPP운용은 BNP파리바 측과 이견을 좁혀 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다.
신한금융 내부 관계자는 "신한BNPP운용 입장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진행하는 건들이 BNP파리바 측에서는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식이 됐던 것 같다. 우호적 관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만큼 양사가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배당의 경우 장기적 성장과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발전 방안을 공유하면서 이견을 좁혀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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